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현 국내에서는 창작 뮤지컬 혹은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 작품들을 번안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성행하는 가운데, 올해는 유독 다양한 장르의 내한 뮤지컬들이 오리지널 캐스트로 중무장해 관객들을 홀리기 위해 찾아온다. ‘지킬앤하이드’ ‘드림걸즈’ ‘시카고’ ‘캣츠’ 등 굵직한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그 주인공이다.
‘지킬앤하이드’가 첫 번째 타자로 나섰다. ‘지킬앤하이드’가 라이선스 뮤지컬로 등장했을 때, 유독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조승우, 류정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쳐 갔으며 대표 넘버 ‘지금 이 순간’과 ‘한때는 꿈에’ 등 여러 넘버들은 여전히 사랑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라이선스가 아닌 오리지널 캐스트들도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12월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3개월에 걸쳐 이어진 월드투어 프로덕션이 광주 공연을 마지막으로 국내 8개 도시 투어를 종료했다. 이후 3월부터 서울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제작사 오디컴퍼니에 따르면 한국에서 공연되는 대부분의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해외 크리에이터들과 해외 무대를 그대로 가져오는 반면,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 초연부터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주축이 되어 논 레플리카(원작에 수정, 번안, 각색 등을 허용하는 것) 형식으로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한국만의 프로덕션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이번 월드 투어 프로덕션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보편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덕션을 새롭게 구성, 기획했다고 전해진다.
그 바통을 뮤지컬 ‘드림걸즈’가 이어 받는다. 비욘세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동명 영화 ‘드림걸즈’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뮤지컬 ‘드림걸즈’는 올 아프리칸 아메리칸 캐스트로 국내 최초 내한 공연을 알렸다.
앞서 국내에서도 정선아, 차지연, 홍지민 등 다양한 배우들이 초연과 재연 라이선스 뮤지컬에 등장해 진입 장벽을 무너뜨려놓은 상태다. 이번 내한 캐스트들은 직접 홍보 영상에 등장해 각종 넘버와 극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며 대중의 환호를 몸소 느끼고 있다.

5월에는 뮤지컬 ‘시카고’가 다시 한 번 찾아온다. 21년간 미국 브로드웨이를 지키며 역사상 가장 오래 공연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품으로, 2015년 오리지널 팀 내한 공연에 이어 2017년 앵콜 공연을 진행한다.
2015년 당시,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작품의 힘을 제대로 증명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주요 배역 모두 원캐스트로 진행하여 올해는 어떤 활기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어 세계는 물론,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아온 ‘캣츠’도 7월에 찾아올 예정이다.
오리지널 캐스트들과 함께 내한하는 뮤지컬들의 대거 등장으로 관객들에게도 풍성한 선택지가 주어졌다. 과거, 국내 라이선스 버전을 관람했던 관객들은 오리지널 캐스트들과 비교하며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파워를 몸소 실감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그 덕에, 공연 시장도 보편성에서 벗어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듯 하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과거에는 대도시에 있는 극장에 가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무대 경량화가 이루어졌다. 그 덕에, 이동이 간편한 무대들이 만들어지고 관객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프리프로덕션이 왕성하게 제작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찾아오는 내한 작품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작품들이다. 볼 사람은 다 봤고, 포화 관객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잠재관객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진화 형태다. 또한, 과거에는 같은 언어권에서만 이루어지다가 최근에는 아시아 공연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월드 프로덕션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은) 비행기 값을 들이지 않더라도 현지 언어와 문화적인 방식으로 포장되어있는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큰 매력이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프리프로덕션에 참여하는 캐스트에 따라서 완성도는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리지널 캐스트라고 부르는 배우들이 외국어로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다. 관객들에게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한다”고 파급 효과까지 함께 덧붙였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