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이 영화관을 들어봤을 법 하다. 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이 그 주인공으로, 이곳이 영화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은 특별하다. 일명 ‘돈이 되는’ 작품만 내걸거나 수많은 영화를 스크린에 비추지는 않는다. 작고 작은 다양성 영화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작품이 아니더라도 잔잔한 그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얼마 전, 상상마당은 아주 반가운 소식을 내놓았다. 작년(2016년) 12월 7일에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를 올해 12월 7일까지 장기상영하기로 공표한 것이다. 보통 프랜차이즈 영화관에서 한 영화가 상영되는 기간은 길어야 3주 정도에, 특별한 이벤트 이외에 인기 많은 작품은 두 달 가까이 연장되는 경우가 전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물론, 상상마당은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수익보다는 창작가들의 발전에 힘쓰는 특색을 지닌 덕에 가능하다. 하지만 관객들의 선호 흐름의 변화나 시시때때로 변하는 취향에 맞게 순환적으로 굴러가는 영화 산업에서 한 작품을 스크린에 오래 내걸며 집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불어, 다른 작품이 아닌 ‘라라랜드’가 장기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라라랜드’는 극 속에서 LA의 아름다운 풍광과 배경을 펼쳐내며 어느 한 계절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계절을 담아냈다. 덕분에 1년 동안 상영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 듯 하다.
또한, 얼마 전 상상마당 상영관의 스피커가 교체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통해 흘러나오는 탁월한 음향과 제대로 마스킹 된 상영관 덕에 영화를 관람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지니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음악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뮤지컬 영화이자 짙은 색채가 강점인 ‘라라랜드’는 이에 맞는 제격의 작품이다.
이 소식을 들은 많은 관객들은 SNS 등을 통해 ‘#겨울봄여름가을그리고겨울’ 이라는 해쉬태그를 걸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상마당이 선보이는 특별한 배려와 애정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는 루니마라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 ‘캐롤’이 이러한 주인공이었다. 1년 간 장기 고정적 편성을 통하여 마니아층과 새로운 관객층까지 이끌어내며 관람 욕구를 충족시켜냈다.
상상마당의 김신형 프로그래머는 “최근 음향시설을 교체하고 ‘라라랜드’를 관람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라는 관객들이 호평이 이어졌다. 또한, 영화 속에서 4계절을 담고 있어 1년 장기상영을 이어갈 때 관객들이 계절마다 다른 감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캐롤’로 처음 1년여에 걸친 장기상영을 진행했는데, 걱정보다도 꾸준히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었다. ‘라라랜드’도 ‘캐롤’만큼이나 팬층이 두터워 오랜 호흡으로 소개해도 꾸준히 관객들이 찾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