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신랄한 풍자, 수위 높은 섹시 코미디, 재기 발랄한 콩트, 상식을 뒤집는 패러디는 ‘SNL’이 가진 무기다. 휴식기를 가진 후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기대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는 오는 25일 오후 9시 20분 아홉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코미디로 웃음을 선사했고, 지금은 tvN을 대표하는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만큼, 새로운 인물들이 크루로 합류했다. 그 주인공은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혜정과 모델 김현주, 배우 강윤이다. 노래부터 연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내고 있는 혜정은 이번 ‘SNL코리아9’에서 숨겨진 매력과 끼를 대방출 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강윤과 김현주는 ‘SNL 크루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먼저 훤칠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는 강윤은 다양한 드라마, 연극 등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신인 배우다. 김현주는 채널A ‘도플갱어쇼 별을 닮은 그대'에서 영화배우 박소담을 꼭 닮은 외모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제작진은 새 크루 소개와 함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개그맨 김준현과 정이랑의 코믹한 모습이 담겼다. 김준현은 고깃집에서 안심, 등심에 이어 ‘초심’을 주문하고, 고깃집 사장으로 변신한 정이랑은 “이 맘 때면 꼭 초심 먹더라”라고 뱉는다. 이어 계속되는 김준현의 초심 주문에 “초심만 아홉 번째다 똑바로 해라”라고 꼬집었다. 제작진도 이제는 ‘SNL 코리아’의 잃어버린 초심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NL’의 최대 장점은 수위 높은 시사·정치 풍자였다. 시즌 초기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대선 후보들의 언행을 풍자하는 코너가 없었다면, 지금의 ‘SNL’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이런 정치 풍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국정농단’ 패러디를 한 차례 선보였지만 당시 연출을 맡았던 민진기 PD가 하차하며 외압논란만 키웠다.

가장 큰 무기를 잃은 ‘SNL’은 권혁수의 애니메이션 패러디, 개그우먼들을 내세운 농도 짙은 섹시 코미디와 에 더욱 큰 비중을 뒀다. 하지만 이는 ‘SNL’의 자충수였다. 중심을 잃은 섹시 코미디는 점점 진부해져만 갔고, 결국 이세영의 호스트 성추행 파문까지 일었다. 여덟 번째 시즌은 역대 최악의 시즌으로 기억되며 조기 종영했다.
결국 해답은 티저 영상처럼 ‘초심’을 찾는 것이다. 혹은 방향을 틀어 새로운 코미디를 만들어야 한다. 제작진은 “혜정, 강윤, 김현주 등 새로운 크루들이 합류해 더욱 강력한 웃음과 재미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새롭게 단장한 시즌9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