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의 40년 음악인생, ‘불혹’에 기록되다

기자 2017-03-09 17:06:5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음악으로 40년을 버텨낸 가수 최백호가 ‘불혹’을 노래한다.

9일 정오 서울 마포구 뮤지스땅스에서는 최백호의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불혹’ 발매 기념 음악 감상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백호와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에코브릿지가 참석했다.

최백호는 “40년 동안 음악을 했지만 이런 자리는 처음이다. 그동안은 그냥 앨범을 내서 던져뒀다. 스무 장을 냈는데 열다섯 장 정도가 실패했다. 그러나 다섯 장은 좀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자리가 어색하다. 적응이 잘 안 된다”며 웃었다.

최백호는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를 시작으로 ‘입영 전야’ ‘낭만에 대하여’ 등을 발매하며 40년 동안 활동했다. 사랑의 추억, 청춘의 애환 등 다양한 주제로 대중의 마음을 두드렸던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그는 “평범한 사랑에 대해 노래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이든 남자의 소외를 많이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선 공개됐던 ‘바다 끝’과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더블 타이틀로 결정됐다. 히트곡인 ‘낭만에 대하여’ 외에 일곱 곡의 신곡과 리메이크 두 곡 등 총 12트랙이 수록됐다.

최백호는 “요즘 스타일로 작업했지만 낯설지 않았다. 내가 곡을 써서 에코브릿지에게 보냈고, 요즘 감각으로 해석됐다. 신구의 교류, 크로스오버가 됐다”고 말했다.

최백호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 ‘그리움은 사랑이 아니더이다’ ‘위로’ ‘하루 종일’을 실었다. ‘하루 종일’은 요양원에 들어간 지인에 대한 그리움이, ‘위로’는 흘러간 세월에 대한 무상함이, ‘그리움은 사랑이 아니더이다’는 지난 사랑에 대한 고찰이 담겼다.

최백호는 “40년 동안 노래를 했던 가수로서가 아닌, 인간과 사람으로서의 불혹을 담고 싶었다. 에코브릿지가 내가 음악을 시작했던 해에 태어났다. 묘한 인연이다. 함께 노래하려 40년을 기다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낭만에 대하여’와 같은 명곡도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 에코브릿지는 “최백호 선생님의 목소리를 편집을 하려 했지만 어려웠다. 8시간을 매달렸지만, 편지하지 않은 게 더 좋더라. 선배의 짙은 남성성을 살리고, 영화음악 같은 느낌을 주려고 편곡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특별한 후배 뮤지션들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부산에 가면’으로 인연을 맺은 에코브릿지, 누플레이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최백호의 음악적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주현미, 뮤지컬 배우 박은태,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참여했다.

에코브릿지는 “‘풍경’은 처음부터 주현미 선배를 생각하진 않았다. 두 분의 목소리가 워낙 끝에서 끝이다. 한 명은 짙고 한 명은 청아하다. 그 목소리의 명암이 이 노래의 백미”라고 설명했다.


‘불혹’은 최백호에게 많은 변화를 줬다. 후배 뮤지션들과의 협업은 배움의 장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한발자국 더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최백호는 “이번 앨범에 참여한 친구들은 음악을 기초부터 배웠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새로운 세계였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 이 배움이 다음 앨범에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