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버스커버스터, 울랄라세션, 허각, 서인국, 존박, 장재인, 로이킴, 정준영, 유승우, 김필은 우리에게 친근한 뮤지션들이다. 하지만 박재정, 곽진언, 케빈오, 김영근은 알 듯 말 듯 하다. 이는 ‘슈퍼스타K’의 현주소다.
Mnet은 2017년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편성표에서 제외했다. 2009년 첫 시즌 이후 8년 동안 한 번도 있지 않았던 일이었다. 제작진은 “폐지가 아니다. 내부적으로 논의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슈퍼스타 K’의 휴식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주된 반응은 “이제는 그만 할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 ‘슈퍼스타K’는 이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게 Mnet 대표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물려주는 모양새다. 모든 것은 시청률과 화제성이 말해준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시즌이었던 ‘슈퍼스타K 2016’은 평균 2%의 시청률을 보였다. ‘케이블방송 예능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전 시즌들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첫 시즌 5.6%을 시작으로 10.1%, 11.8%라는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며 케이블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이후 내리막길이었다.

프로그램명에 붙던 숫자를 버렸다. 2016이라는 수식어, 새로운 로고를 들고 시청자를 만났지만 시청률은 요지부동이었다. 마지막 회는 1.16%. 회차 가운데 꼴찌에서 네 번째 성적이었다. 김영근이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새로운 시즌이 한 줄도 몰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슈퍼스타K’는 이제 더 이상 슈퍼스타를 만들지 못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슈퍼스타K’가 아니어도 일반인들이 활약을 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또한 참가자들이 기존 가수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오디션 예능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음원차트에는 반가운 이름이 있다. ‘슈퍼스타K6’에서 처음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던 볼빨간 사춘기다. ‘경북 영주 시골밴드’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그들은 다수의 팬층을 확보했으나 안타깝게도 톱10을 눈앞에 두고 탈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룹 가운데 하나다. 만약 ‘슈퍼스타K’가 없었다면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볼빨간 사춘기의 성공은 곧 ‘슈퍼스타K’의 존재 이유다. 시청률은 떨어지고, ‘너의 목소리가 보여’, ‘K팝스타’가 그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K팝스타’는 폐지됐고,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한 뮤지션에 대해 밀도 깊게 소개하는 포맷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버스커버스커, 울랄라 세션, 허각 등도 ‘슈퍼스타K’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슈퍼스타K’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일무이한 오디션 예능이다. 제작진은 폐지가 아닌, “휴식”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슈퍼스타K’가 존재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새로운 재미요소, 실력 있는 참가자 섭외는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다. 제작진은 이 숙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