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시즌을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새로움을 갈구하는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 출연진을 재조합하고, 장소와 포맷을 바꾸고, 편성 시간대와 플랫폼까지 변경한다. ‘신서유기’는 변화에 있어서는 매우 공격적인 예능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3’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새로운 멤버 합류와 함께 기존 ‘신서유기’ 캐릭터에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의 스승인 무천도사, 여성 캐릭터 브루마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담았다.
◇규현-송민호, 나PD가 띄운 승부수

‘신서유기3’에서는 새 멤버로 합류한 규현과 송민호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브레인’ 역할을 위해 섭외한 규현은 예상과 달리 각종 퀴즈와 게임에서 ‘구멍’으로 떠오르며 자괴감에 빠져, ‘비관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MBC ‘라디오 스타’에서 쌓아왔던 특유의 재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Mnet ‘쇼미더머니4’ 등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래퍼로서의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송민호는 매회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강호동이 “내가 김종민에게도 이런 소리는 하지 않았다”며 장난스런 호통을 치게 만들 정도의 활약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텃새는 없었다…신-구 멤버의 조화

이전 시즌부터 함께 활약해 왔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과 새 멤버 규현, 송민호의 호흡 또한 대단했다. 이들은 틈만 나면 각종 게임을 통해 서로를 ‘물고 뜯는’ 모습으로 폭소를 선사했지만, 때로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익숙하지 않은 새 멤버들을 기존 멤버들이 배려해 주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안기기도 했다. 매번 실패했던 네 글자 퀴즈를 성공하기 위해 멤버들끼리 스스로 퀴즈를 연습, 마침내 성공해 내는 모습으로 한층 성장한 퀴즈 실력과 남다른 단합력을 보여줬다.
특히 강호동과 이수근은 원년 멤버다운 호흡으로 ‘신서유기’의 세 번째 시즌을 탄탄하게 이끌었다. 멤버 중 최연장자인 강호동과 최연소인 송민호는 23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민호동’ 라인을 구축하는가 하면, 이수근은 매회 특유의 ‘밉상’ 표정을 비롯해 적재적소에서 ‘신서유기3’의 큰 웃음을 담당했다.
◇온라인에서 TV로, 성공적 플랫폼 이동
플랫폼 확장도 성공적이었다. 시즌 1에서 온라인 콘텐츠로 시작했던 ‘신서유기’는 시즌 2에서 온라인과 방송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태를 선보였다. 이전 시즌은 금요일 오후 9시 45분이라는 황금 시간대 시청자들을 만나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다. 시즌3는 방송을 주 플랫폼으로 해 일요일 밤에 편성됐다. KBS2 ‘개그콘서트’, SBS ‘K팝스타6’라는 강호와 경쟁하게 된 셈이었다.
경쟁작들에 비해 ‘신서유기3’의 시청률은 부진했다. 하지만 화제성만큼은 이 압도적이었다. 실시간 검색어에 꾸준히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짤막한 편집 영상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을 장식했다. 14일 CJ E&M이 발표한 콘텐츠 영향력지수에 따르면 ‘신서유기’는 208점으로 화제성 부문 18위를 차지했다. 개그콘서트는 41위, ‘K팝스타6’는 20위에 머무를 뿐이었다. ‘신서유기3’ 제작진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청자 분들께서 매회 큰 호응을 보내 주셔서 더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