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영화] 홍상수-김민희 사랑고백→충격 파장, ‘밤해변’은 이대로 가라앉을까

기자 2017-03-15 00:00:16
사진='밤의 해변에서 혼자' 포스터
사진='밤의 해변에서 혼자' 포스터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많은 배우들이 공개 연애를 꺼려한다. 특히 작품 공개를 앞둔 배우의 경우, 대중의 작품 몰입도와 흥행을 위해 ‘몰래’ 사랑을 지켜가는 게 전반적인 그들의 사랑 방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개 연인을 선언한 스타들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대중들이 늘고 있고 이전보다 흥행의 정도도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 커플(?)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 13일 10개월 간 불륜설의 주인공이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는 사이”라고 밝히며 파장이 일어났다. 문제는, 그간 둘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언급하기 위해 연 기자회견 자리가 아니었다. 홍 감독이 신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밝힌 충격적 이야기다.

홍 감독은 “이야기해야 할 자리인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어 김민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저희에게 놓인 다가올 상황과 모든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은 그들의 과감한 발언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이날 언론시사회는 온전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들을 둘러싼 논란을 향한 취재가 주가 되어 발 딛기조차 힘들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다른 방향으로 쏠린 것은 비도덕 행위에 가까운 두 사람이 감내해야할 몫이지만 안타까운 것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홍 감독의 19번째 장편작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쾌거에 더해 여주인공인 김민희는 한국 최초로 은곰 여우주연상의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한국 영화계에 놀라운 역사를 세운 이 작품의 기록만 본다면 금의환향해야 마땅하지만, 국내 정서상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이 작품의 흥행 판도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애초부터 홍상수 감독은 흥행과 대중성을 노리고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은 아니다. 작가주의식 연출에 가까운 그는 다양성 영화 영역에 머물고 있으며,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마니아층이 주 관객이다.

 

 

유지태, 성현아 주연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영화산업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8만 4872명의 관객수가 홍 감독의 가장 높은 흥행 스코어다. ‘우리 선희’는 6만9122명, ‘하하하’ 5만7224명, ‘북촌 방향’ 4만 6196명 등 저예산 영화의 기준으로 나쁘지 않은 흥행을 이어왔다.

하지만 불륜설이 제기된 직후 개봉한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은 1만7924명의 관객 동원이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김민희와의 만남의 시발점이었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관객수가 8만635명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 결과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놓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두 사람의 관계 탓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절대 보지 않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거세다. 하지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반대의 입장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작품과 두 사람의 사생활을 별개로 본다는 입장과 호기심을 느끼는 관객들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감독인 상원(문성근 분)과 사랑에 빠졌던 유명 여성 배우 영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후의 그녀가 처한 상황들을 그려내며 두 사람의 실제 이야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계속해서 사랑을 갈구하는 영희의 대사는 물론, 그녀의 주변 인물들 입에서 나오는 ‘불륜’이라는 단어나 직접적으로 영희의 연기 복귀를 논하는 등 홍 감독과 김민희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여러 지점들로 인해 사생활과 완벽히 분리시키기는 힘들다는 전언이다.

 

 

 

 


이에 두 사람과 영화의 상관관계 자체에 흥미를 느껴,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에 얼마나 담겼는지 궁금하다는 누리꾼들도 생긴 상태다. 그들 스스로가 선택한 논란이 영화 흥행에 있어 어떤 방향의 변수를 만들어낼지도 하나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민희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소감을 전하며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좋은 평들이 쏟아져 나올 때 너무 기뻤다”고 언급했다. 홍 감독은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좋겠다”며 사생활 언급을 꺼려하기도 했다.

올해 최고의 문제작이 될 ‘밤의 해변의 혼자’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대중들은 그들이 말하는 예술적 가치 혹은 영화의 메시지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