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가요] 박남정이 입은 ‘2017년 꼭 맞는 옷’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4-04 10:50:31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박남정이 1988년 발매한 ‘널 그리며’를 듣는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그맨들이 손으로 기역, 니은을 그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88년도 가요를 즐겨 들었던 사람이라면 다르다. 경쾌한 리듬과 소년미 기득한 음색, 무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소녀들의 함성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올해 4월 두 사람들 사이의 세대 차이는 좁혀질 전망이다.

박남정은 오는 5일 신곡 ‘멀리가요’를 발표하고 팬들과 만난다. 지난 2004년 발매한 7집 앨범 ‘어게인 2004(Again)’의 타이틀 ‘가지마’ 이후 약 13년 만의 신곡이다. 컴백을 알리는 노래인 동시에 화려한 퍼포먼스에 가려져있던 진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발라드로 만들어진다.

박남정의 신보에는 특별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의 편곡자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프로듀서 겸 작곡가 돈스파이크다. 그는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DJ, 강연가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고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박남정과 인연을 시작했다.

박남정은 소속사를 통해 “‘불후의 명곡’ 출연했을 당시 ‘사랑의 불시착’을 바다가 불렀다. 그때 바다의 노래는 물론, 반주와 편곡 아주 인상 깊었다. 그 곡 편곡을 맡았던 돈스파이크에게 연락을 취해 앨범참여 의뢰를 부탁했고 돈스파이크가 흔쾌히 응해줬다”고 전했다.

돈스파이크와 만난 박남정은 2017년에 맞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기 위해 나섰다. 댄스가수라는 정체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아이돌 댄스 취향에 편승하지 않는다. 복고적인 깊이가 있으면서도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2017년의 박남정’이 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돈스파이크의 아낌없는 조언으로 이번 앨범에 더 큰 힘을 싣게 됐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박남정과 같이 80∼90년대에 활약했던 가수들이 컴백이 잇따르고 있다. 김완선은 오는 17일 신곡 ‘잇츠 유’(It’s you)와 자신을 대표하는 노래를 담은 앨범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을, 김광진 역시 지난 1일 디지털 싱글 ‘지혜’ ‘배다리’를 발매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단독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박남정은 두 사람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현재 기성가수들이 오를 음악 프로그램이 적은 만큼 방송보다는 꾸준한 소극장공연을 통해 나만의 독특한 콘서트 작품을 만들어 갈 것이고, 앞으로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SNS를 통한 홍보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80년대를 주름잡던 댄스가수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지만 컴백 준비는 시대와 동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모습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는가 하면, ‘멀리가요’ 티저 영상을 남녀 주인공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특히나 뮤직비디오 본편은 박남정의 손길이 묻어날 예정이다. 직접 콘티 작성은 물론 제작과 편집까지 직접 공을 들인 것.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는 박남정의 정성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남정은 “본격 공연활동을 통해, 그동안 자녀양육에 여념이 없던 우리세대들에게 응어리진 마음한구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기회를 시작으로 완성도 있는 음악을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