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소리, 무대 위 ‘오드리 햅번’을 노래하다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4-10 10:18:23
디자인=정소정
디자인=정소정

트로트계의 비너스라고 불리던 강소리가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강소리는 지난 6일 세 번째 싱글 ‘단둘이야’를 발매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단둘이야’는 레트로한 집시 재즈풍의 편곡을 도입해 기존 곡들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고, 트로트 특유의 깊이감을 주는 곡이다. 집시, 레트로라는 낯선 장르에 트로트를 접목,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항상 음악적 도전을 서슴지 않는 강소리의 새로운 신곡은 얼핏 들으면 댄스곡 같고, 세련된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동시에 아코디언과 같은 옛날 악기들을 사용해서 고전적인 느낌을 주고, 현대적인 해석을 덧입혀 강소리만의 음악을 완성시켰다. 벌써 아이돌 가수들과 함께 음악방송에 출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이제 전국을 누비며 구성진 트로트 가락을 선보일 전망이다.

Q. 오랜만에 새 앨범을 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항상 그랬듯이 이번엔 꼭 잘됐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준비 많이 했어요. 전해성 작곡가님이 원래 트로트를 안 하시는 분이에요. 이승철의 ‘긴 하루’, 윤도현 ‘사랑했나봐’와 같은 명곡을 쓰신 분인데 이번 앨범을 도와주셨어요. 여기에 홍영주 안무가님이 퍼포먼스까지 짜주셨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Q. 신곡 ‘단둘이야’에 대해 소개해주자면

“세미트로트지만 구성과 악기는 고전적인 느낌이 많이 나요. 그래서 어른들도 괜찮고, 요즘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대세인 레트로한 분위기고, 트로트에는 없는 재즈 집시풍의 발랄함도 있어요. 콘셉트는 예날 오드리햅번 혹은 마릴린 먼로로 잡았어요. 나이 드신 분들도 들으면 향수에 젖을 수 있어요.”

Q. 아직 어린 분들에게는 강소리가 낯설 것 같다.

“지금까지는 가요, 밴드활동, 힙합음악도 하고 그랬어요. 결과물이 좀 아쉽다고 생각하는 도중에 아빠가 ‘트로트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그런데 때마침 트로트가수로 캐스팅 돼서 2012년에 사랑도둑으로 데뷔했어요. 이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고 10개월 정도 준비해서 돌아왔어요.”

Q. 10개월은 가수에게 있어서 긴 시간이다.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좋은 곡을 기다리다보니 늦어졌어요. 안무 연습과 더불어 인터넷 방송으로 사람들과 소통했죠. ‘강소리와 뽕필나게’라는 이름이에요. 트로트 신청곡을 불러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웠어요. 시청자는 점차 늘어가고 있어요. 트로트가 좋아서인지, 제가 좋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Q. MBC뮤직 ‘쇼 챔피언’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아이돌과 같은 무대에 섰는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솔직히 별로 부담은 없었어요. 그냥 평소랑 똑같이, 음악프로그램라고 생각하면서 나갔어요. 그런데 너무 다들 어려서 놀랐어요.(웃음) 제가 트로트를 하게 되면서 아이돌 프로그램은 잘 안 보게 됐어요. 저보다 어리다는 거 빼놓고는 다 똑같았어요. 그리고 제 팬들도 와줘서 기분 좋았어요.”

Q. 어떤 팬들이었나

“50대 한분 40대 두 분이 오셨어요. 아침부터 줄을 서셨고, 대구에서 7시에 출발해 1시간을 기다려 주셨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에 무대가 끝나고 인사를 드렸어요. 안에서 응원하는 것도 다를 거 아니에요. 그 분들은 풍선과 수건들고 있다가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하셨어요.”

Q. 나름 어린 나이에 트로트를 시작했다.

“제 나이에 트로트를 한다는 게 싫지 않아요. 트로트는 오래할 수 있고, 오래 해도 질리지 않아요. 열심히 해서 제 노래가 유명해지고, 그래서 오랫동안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지금은 조금 젊은 콘셉트지만, 해가 지날수록 무르익는 노래를 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Q. 이전까지 활동하며 신인 트로트 가수로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럼에도 오랜 공백이 있었고 회사도 바뀌었다.

“처음 ‘사랑도둑’으로 데뷔하고 활동을 엄청 많이 했어요. 트로트 가수 나오는 프로그램을 하루에 세 개 이상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홍보도 많이 됐어요. 지금 세 번째 회사를 바꿨는데 혼자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데뷔한 다음에 고생한다고 들었는데, 저는 첫 회에 잘 풀려서 신인상도 받았죠. 하지만 회사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당시 주춤했던 게 저의 내실을 더 다질 수 있는, 겸손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거 같아요.”

Q. 트로트계의 이효리, 비너스라는 수식어가 있다

“트로트계의 이효리,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지금은 활동을 안 하시고, 처음 활동 당시에는 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니까 그런 수식어가 있었던 거 같아요. 이제 그 수식어는 좀 그래요.(웃음) 트로트계의 비너스는, 비너스가 미의 여신이라 그런 게 아니라 여자 신중에 최고니까 잘되라는 의미에서 팬들이 붙여준 거 같아요.”

Q. 첫 인상이 좀 차갑다는 이야기를 듣는가. 막상 만나보니 생각했던 인상과는 많이 다르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많이 웃고, 어르신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니까 제가 특히 비교되는 거 같아요. 어르신들은 오히려 제가 ‘어머님’이라고 하면 되게 좋아하시고 손녀 같다면서 예뻐 해주세요. 제가 털털하고 수더분한 편이라, 요즘에는 ‘강소리는 처음과 지금이 똑같다’고 하시더라고요. 10년 후에도 저는 지금 제 모습일 거 같아요.”

Q. 강소리의 트로트 가수로서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성격이 털털하다보니까 세월이 갈수록 대중하고 소통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창력이 좋아요. 제가 부르는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아직 신인이지만, 차세대 트로트 가수로서는 노래를 잘하는 축에 속한다고 들었어요.”

Q. 이번 활동 목표를 꼽자면

“구체적인 목표는 트로트 부문 1등입니다. 방송을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이름까지 잘 알려보고 싶어요. 제 이름 세 글자, 강소리를 기억해줬으면 해요.”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솔직 담백한 모습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음악으로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저 팬클럽을 천년지기라고 불러요. 오랫동안 친구로 남자는 의미에요.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