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잘 날 없을 듯한 거침없는 가족 예능이 등장했다. ‘파파라치’ 포맷을 장착한 ‘내 딸의 남자들: 아빠가 보고 있다’(이하 ‘내 딸의 남자들’)가 딸을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위험한 소통의 장을 향해 나선다.
17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내 딸의 남자들: 아빠가 보고 있다’ 제작발표회가 열려 이주하 PD를 비롯해 MC 신현준, 이수근, 리지와 출연진 김태원, 최양락 안지환, 정성모가 참석했다.
‘내 딸의 남자들’은 딸의 연애가 언제나 궁금했지만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아빠들이 판도라 상자를 연다는 콘셉트를 잡아 연예계 대표 아빠 김태원과 최양락, 안지환, 정성모가 출연해 딸의 연애와 일상을 관찰하며 딸을 둔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줄 공감 토크를 펼칠 계획이다.
이주하 PD는 “가족, 소통,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기획이 되었다. 부모 자식 간에 공유되지 못하는 게 뭔지에 주목했다. 부모들은 항상 자식의 일상을 특히, 연애사가 궁금하기 마련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식이 커 가면서 공유되지 못하는 일반적인 문화 금기를 깨고 싶었다. 제목 그대로 네 명의 중년 아버지들이 나와서 다 큰 딸의 일상과 연애사들을 VCR을 통해 지켜보면서 색다른 방식으로 딸과 소통하고 세대 간의 차이도 이해하면서 본인들의 인생까지 이야기하는 새로운 포맷의 가족 예능이다”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끊임없는 활약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도맡고 있는 신현준은 ‘내 딸의 남자들’에서 다시 한 번 MC를 맡았고, 이수근과 리지도 함께 출연해 토크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세 명의 누나가 있는 신현준은 딸 둔 아빠의 입장과 딸들의 연애도 이해하는 중립적인 역할을 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현준은 “형님들 따님의 연애를 보면서 많이 놀랐고 저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예쁜 딸을 가지고 싶다. 미리 공부할 생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녹화 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형님들 눈치를 보고 들어간다. 항상 위태위태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들만 둘 가진 이수근은 딸 둔 아빠의 마음을 쉽게 이해하지 못해 출연진의 속을 뒤집는 캐릭터로 활기를 불어넣는다. 더불어, 유일한 여자 MC 리지는 대한민국의 딸을 대표하는 동시에 요즘 20대 연애를 사이다 화법으로 대변할 예정이다.
리지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한다. 저는 아빠에게 연애 상담을 하는 편인데 속 마음을 다 이야기하시지 않는다. 따님의 연애를 훔쳐보는 것 같으면서도 속에 있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많이 느끼고 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근은 “보면서 느끼는 건 스킨십이 굉장히 자유로워졌다고 느낀다. 저희 때와는 너무나 다르다. 아버님들은 벌건 대낮에 왜 그러냐고 하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이 보면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안하는 정도다. 말로 설명은 안 되지만 따뜻한 가족 예능이다”고 걱정을 불식시켰다.

딸에 대해 조금도 모르는 ‘궁금해 형’을 맡은 정성모는 “약간 이중성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집에서는 ‘넌 남자친구 없냐. 연애 좀 해라’고 했다. 그런데 바깥세상에서 딸이 연애하는 걸 보니 심장이 쿵쿵 뛰더라.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르니까 스스로 불안해진다. 그래서 표정도 굳어지고 말문도 막히고 식은땀이 나더라. 많이 뛰어넘지 않는 선에서 리얼하게 보여주면 인정하고 가고싶다”고 말했다.
평소 딸 바보로 알려진 최양락은 “놀라기도 하고 반성도 한다. 나이가 몇인데 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스킨십을 너무 심하게 해서 민망하다. 특히, 자기 엄마가 교육에 있어서 바르고 정확하게 키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집에서 방송 보면 엄마도 많이 충격 받을 것 같다. 제 입장에서 보는 김태원 씨는 친아빠가 아닌 옆집 아저씨 같다”고 너스레르 떨기도 했다.
아빠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개방적이고 딸의 연애를 쿨하게 지켜보는 김태원은 “똑바로 가는 길로만 가라고 할 수는 없다. 마침 그 친구는 음악을 하기 때문에 모든 게 그 친구의 경험이 될 것이며 아프고 좋은 점들도 다 기억이 될 것이다. 방목이라기보다 울타리를 굉장히 넓게 쳐서 울타리가 발견되지 않는 상황을 계속해서 두고 있다. 제가 없을 때의 그 친구의 모습을 자세히 보는 좋은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딸에 대한 단단한 신뢰를 드러냈다.
성우인 안지환은 “이 프로그램이 아슬아슬하고 재밌다. 단, 제 이야기가 아니라면. 태원이 형님이 너무 대단한 것 같다. 주변에서 흔히들 딸이 스무 살 넘어가면 이미 놔주라는 말을 하지 않냐. 저는 놔줬다고 생각했다. 대신, 물가에서 제일 수심 깊은 곳이 아닌 기슭 쪽에 놔두고 싶은 마음을 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더라). 방송 앞에서 내츄럴한 모습을 노출시키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아빠들의 고정관념과 생각을 완전히 뒤엎을 ‘내 딸의 남자들: 아빠가 보고 있다’는 20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