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아이돌일까. 준비된 뮤지션일까. 누군가가 만들어준 이미지일까. 아이디를 둘러싼 편견은 그녀의 정체성에 혼란을 준다.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던 아이디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아이돌이 되는 것이었나’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뜻밖의 인연을 만나 블랙뮤직에 빠져들었다. 음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고 생각은 꼬리를 물었다. 음악이란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 박유진은 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단어를 줄여 아이디(Eyedi)라고 변형시켰고 이를 새로운 이름으로 내세웠다.
아이디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해외였다. 한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알앤비 뮤지션 제프 버넷(Jeff Bernat), 8주간 빌모드 차트 2위에 올라 화제가 됐던 마리오 와이넌스(Mario Winans)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그의 앨범에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정규 앨범 ‘믹스 비(Mix B)’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Q. 아이디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해달라
“아이덴티티에서 가져왔고, 정체성이 확실하다는 뜻이 담겼어요. 원래 아이돌도 준비하고 이런저런 회사에 있었는데, 어쩌다가 대형기획사에 들어가서 데뷔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제가 이런 음악을 하려고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책임을 지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에 사로잡혀 데뷔를 포기했어요. 그리고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 아이디가 만들어졌습니다.”
Q. 물론 노래를 잘 하지만 퍼포먼스형 가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걸그룹 치고는 노래가 신선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제 스스로 ‘블랙뮤직을 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단순히 댄스 가수로만 치부하실 수 있는데 해외 뮤지션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크리스 브라운, 리한나 같은 경우에도 힙합과 블랙뮤직 아티스트인데 퍼포먼스에 중점을 둬요.”
Q. 미국 뮤지션들과 협업하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 내 인지도가 높은 편인가
“제가 미국에서 유명하다기보다는, 확실히 말하면 미국 관계자 분들 사이에서 제 음악을 듣는 분이 좀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미국에서 쇼케이스를 했잖아요. 제가 미국 관계자분들에게 제 자료를 보냈는데 그분들께서 저를 궁금해 하셨다고 들었어요. 미국 관계자분들 사이에서 ‘아이디라는 뮤지션이 있고 이런 음악을 한다더라’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분들이 제 앨범에 참여해주셨죠.”

Q. 신인 뮤지션이 미국에서 쇼케이스라니,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가.
“굉장히 파티 같은 느낌이에요. 음식도 있고 술도 있어요. 굉장히 유명한 분들이 자리를 해주셨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해요. 자유로운 분위기였어요. 한국 쇼케이스의 경우는 저희 쪽에서 연거였고, 저에 대해서 제대로 보여드리는 자리였기 때문에 마치 심판을 받는 것 같았어요.(웃음) 카메라도 많았고 그래서 긴장되는 분위기였어요.”
Q. 해외 뮤지션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듣고싶다.
“크게 다른 건 없지만, 굉장히 재밌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경험들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매 순간마다 제가 잊지 못할 순간들이 계속해서 생겨났어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Q. 그 외에도 데뷔 후 기억에 남는 순간들에 대해 듣고 싶다.
“미국 쇼케이스가 가장 컸어요. 그리고 두 번째라고 하면, 제 첫 음악방송무대요.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었어요. 뭔가 대중들과 팬들에게 방송으로 처음으로 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긴장도 됐어요.”
Q.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이어나가다 솔로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떤 시간이었는가.
“연습생은 대략 3년 정도 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큰 깨달음을 줬던 시간이에요. 생각해보면 제가 처음노래를 시작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던 거 같아요. 전남 순천에서 시작했잖아요? 어쨌든 노래를 배우려면 춤도 배워야한다는 학원의 방침에 따랐어요. 그러다가 운 좋게 어떤 회사를 들어가서 연습을 했는데 뭔가 제가 원해서 하는 음악이 아닌 거 같은 거예요. 어느 순간 기계적으로 음악을 하고 있었죠.”

Q. 블랙뮤직, 레트로 장르에 대해 빠지게 된 계기가 있는가.
“아이돌 음악보다는, 제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했고 이런 장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지금회사 대표님을 만나게 되면서 이런 마음이 조금 더 다져진 거 같아요. 흑인음악에 대해서 관심은 있었지만, 깊게 다가가기가 힘들었어요. 어떤 정보를 얻고 심취하기에는 힘들었으니까요. 아이돌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발라드, 댄스 위주로 교육 받았죠. 저희 대표님께서 블랙뮤직에 대해 알려주시고 차근차근 교육해주셨어요. 그렇게 배우면서 ‘이거 정말 좋은 음악이구나’ 했어요.”
Q.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로서의 꿈도 가지고 있나
“멜로디 메이킹의 경우, 아직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계속 참여하고 있어요.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앨범과 관련해 작곡을 준비 중이에요. 저는 욕심이 많아서 끊임없이 음악 공부를 해요. 나중에는 제가 제 앨범을 프로듀싱할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할거예요.”
Q. 그 욕심의 결과물, 스스로 생각하기에 언제라고 예상하는가
“욕심으로는 한 3년 후?(웃음) 지금 데뷔한지 1년 조금 안됐으니까요. 2년 뒤라면 제 스스로 음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Q. 장르적인 특수성 때문인지 정확한 팬층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
“현재는 대중적인 인지도보다, 마니아층이 더 두터운 것 같아요. 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는 단순히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아이디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미술, 음악, 프로듀싱, 모델, 연기 등 어떤 방식으로든 저라는 사람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