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아연 “작사 비법이요? 꾸미지 않는 솔직함이죠”

기자 2017-06-05 11:57:42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가수 백아연의 매력은 단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100% 공감’ 가사다. SBS ‘K팝 스타’로 시작된 활약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백아연은 최근 세 번째 미니앨범 ‘비터스윗(Bittersweet)’을 발매했다. 지난 2013년 발표한 ‘어 굿 걸(a Good Girl)’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로 씁쓸하면서 달콤하다는 뜻을 가진 앨범 명처럼 수록곡에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 타이틀곡 ‘달콤한 빈말’은 ‘이럴거면 그러지말지’의 심은지 작곡가와 백아연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비터스윗’은 발매 직후 음원차트 상위권 줄 세우기를 성공했으며, ‘달콤한 빈말’은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백아연의 노래는, 단순한 러브송을 넘어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장르가 됐다.

Q. ‘달콤한 빈말’은 물론 모든 수록곡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차트가 개편되고 나서 음원 처음 내는 건데, 오랜만에 내는 앨범인데 전곡 다 듣고 계셔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행복하게 차트를 보고 있어요. 컴백한 선배들이 많은데 그 사이에 제 이름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Q. ‘쏘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가 잘 됐기 때문에 새 앨범을 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올해가 데뷔 5년차에요. 2012년에 했으니까요. 오디션 때는 노래 하나가 좋아서 열심히 그것만보고 달려왔어요. 지금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 드려야할지, 곡 하나하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돼요.”

Q. ‘비터스윗’의 비주얼적인 콘셉트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히피였어요. 그런데 머리띠나, 귀걸이, 액세서리 이런 게 더해지니까 핑크랑 잘 어울리게 된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콘셉트가 무엇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기도 해요. 겉은 좀 반짝반짝하고 화려하게 보이지만, 재킷을 보면 씁쓸함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재킷이 저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작사를 하는 요령이 많이 생긴 것 같은데

“경험도 쌓였고,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돼요.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했고, 그 시간들이 아무래도 가사에 많이 담기나 봐요. 스케줄 갈때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좋은 단어가 있으면 그때그때 적어두고 고민을 많이 담았어요.”

Q. 백아연의 가사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상황 자체에 대한 공감도 있겠지만, 저는 가사를 현실적으로 쓰려고 하는 편이에요. 너무 단어를 꾸미거나, 상황 자체를 포장하거나 하지 않아요. 그런 것들을 들으시면서 한번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해주지 않나 싶어요.”

Q. 주로 썸을 타거나 남자 때문에 갈팡질팡 하는 순간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이 쓸 수 있는 가사인 것 같다.

“연애를 안 한지 오래됐고, 연애를 하고 있지도 헤어지지도 않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걸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거 같아요. ‘쏘쏘’부터 지금까지 계속 썸을 타지만 그게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가사에 담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썸도 꾸준히 타고 있지 않습니다. 집 밖은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Q. ‘달콤한 빈말’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가

“가이드 녹음을 하고 나서부터 회사 반응이 좋았어요. 저 역시도 ‘이건 잘할 자신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저는 연애를 안 한지 오래됐지만, 누군가가 만나자고 하고 예쁘다고 하고 그런 말이 사람을 기다리게 하잖아요. 그런 감정들이 잘 표현돼서 좋았어요. 그리고 달콤함과 빈말이 상만된 이미지라 기억에 남았어요.”

Q. 꾸준히 싱글을 내긴 했지만, 매 활동마다 어느 정도 공백기가 있는 것 같다.

“매 공백기마다 제게 집중한 것 같아요. ‘이럴거면 그러지말지’도 2년의 공백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너무 조급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계속 음원을 내서 꾸준하게 들려드리는 게 중요했어요. 성적에 연연하면 당당해지지 못할 것 같았어요. 이번 미니앨범도 오랜 시간 준비했기 때문에 꼼꼼하게 하나하나 살펴봤어요.”

Q. 지금의 백아연을 만든 SBS ‘K팝 스타’가 종영했다. 아쉬움은 없었는가.


“객원심사위원으로 참가 했을 때, 그때부터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막연히 있었어요. 콜라보 무대를 끝내고 함께 해줬던 스태프들에게 인사드리고 나올 때 ‘정말 끝이 났구나’하면서 아쉬웠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서 정말 힘들 었는데 그 시간 덕분에 지금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었어요. 데뷔 초반에는 ‘K팝스타’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는데 이제는 평생 가져가도 괜찮지 않나 싶어요.”

Q. 박진영이 ‘연락이 없으면’의 작사를 맡아줬다.

“박진영 PD님이 처음으로 가사를 써줬어요. 뭔가 곡을 받은 느낌이에요. 앨범 나오고 나서는 피드백을 해주시진 않았어요. 한 번도 피디님과 녹음을 해 본적이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내가 정말 JYP의 아티스트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는 완벽하게 곡 하나를 써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질투가 나’에 박지민이 래퍼로서 피쳐링했다.

“처음에는 작곡가 오빠랑 이야기할 때, 질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지민이가 내레이션을 해주는 게 어떨까 했죠. 그런데 지민이가 랩을 또 잘 해요. 그래서 래퍼로 함께하면 신선할거라고 생각했어요.”

Q. 같은 소속사 트와이스와 음원차트 경쟁을 하게 됐다.

“작년에 ‘쏘쏘’를 냈을 때도 트와이스가 ‘치얼업’으로 1위를 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팀킬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웃음) 그만큼 우리 회사 가수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봐요. 이번에도 시기가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누구는 ‘일부러 경쟁시키는 거 아니냐’고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Q. 밝은 느낌의 현실적인 가사가 백아연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 같다.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하고싶단 생각이 있는가

“많이 우울한, 그런 느낌의 노래를 해보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그래도 좀 밝은 느낌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감정기복이 심한데, 밝을 때 백아연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앞으로는 다운이 됐을 때의 모습도 보여드리고자 해요.”

Q. 솔로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가끔씩은 팀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가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해요. 노래도, 인터뷰도요. 그런 거에 대한 부담이 있고 내가 만약 그룹이었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은 제 성격자체가 누구랑 같이하고 이런 걸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솔로 가수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솔로 가수들이 어떻게 보면 사랑 받기 힘든데, 막상 한번 받기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찾아줘요. 옆에 좋은 친구를 많이 두게 되는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