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 꿈꾼다, 뮤지컬 ‘인터뷰’ 

기자 2017-06-09 16:13:52
사진=포스터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뮤지컬 ‘인터뷰’가 더 나은 발전을 꾀하기 위해 한 차례 변화를 감행하고 돌아왔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TOM에서 뮤지컬 ‘인터뷰’ 프레스콜이 열려 총괄프로듀서 김수로를 비롯해 연출가 추정화, 음악감독, 허수현, 뮤지컬 배우 이건명,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 김주연, 임소윤이 참석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자장가’를 시작으로 ‘유서’ ‘조그만 이야기’ ‘싱클레어의 이야기’ ‘내 안의 괴물’ ‘만들어낸 이야기’ ‘싱클레어의 공격’ ‘조안의 이야기’ ‘유진의 반격’까지 총 20개의 넘버 중 9개의 넘버를 시연했다.

‘인터뷰’는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한 소년이 10년 후 죄책감으로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며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가 보여주는 심리적 변화와 내면의 고통을 긴밀하게 표현하는 극이다. 

뮤지컬 ‘인터뷰’는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하여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로, 이 작품으로 추 연출은 2017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 연출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추정화 연출은 “가정 내의 아동폭력이 낳을 수 있는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다. 아동폭력으로 괴물로 살 수밖에 없던 아이가 이 시대의 어떤 비극을 낳는지. 그 비극이 초래한 결과를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유진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서 피해자의 입장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가정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주시고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뮤지컬이 되길 바라면서 결말을 바꿨다“고 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특히 김수로가 프로듀서를 맡은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무대를 가지며 매진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 초연 이후, 교토, 도쿄, 뉴욕 등 3개 도시 진출에 성공한 이 작품은 한국어로 쓴 뮤지컬이 영어로 번안돼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김수로는 “많은 나라에서 공연하고 싶지만 그 나라의 프로듀서와 연결이 안 되면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발로 안 뛰면 돈으로 뛰어야 한다. 하지만 공연 제작비는 영화처럼 높지 않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발품도 엄청나게 팔아야 한다”며 “런던에서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들은 돌다리를 너무 두드리는 경향이 있어서 답답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작품이 외국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뉴욕은 어떻게 가야하고 어떤 극장을 섭외해야하는지 아는 첫 걸음을 뗀 느낌이다. 하지만 저는 결국은 해낼 것이다.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시간이 늦어져서 그렇지 결국은 해낸다. 이건 조바심과 조급함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어떤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가져가야할지 알아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베스트셀러 ‘인형의 죽음’을 쓴 추리소설 작가 유진 킴 역은 배우 이건명,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이 캐스팅됐다. 비밀을 숨긴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싱클레어 고든’ 역에는 배우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이 출연한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18세 소녀 ‘조안 시니어’ 역은 배우 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이 함께 맡았다.

‘인터뷰’의 탄생부터 2017년 현재 공연까지 유진 역으로 함께하고 있는 배우 이건명은 강렬한 존재감과 명불허전의 명연기로 관객들을 작품 속에 깊숙이 끌어들인다.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이건명은 “정말 재미있는 게, 다섯 명이 다섯 명의 인격을 연기하고 있질 않나. 똑같은 의상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대사처럼 같은 상황에서 같은 말들을 내뱉는데 얼마나 다른지 상대하면 할수록 아주 놀라울 정도로 다른 에너지들이 다가온다. 어제(김)재범이와 첫 공연을 했는데 정말 모든 것이 다른 싱클레어를 보여주었다. 이건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상대 배우들을 향해 극찬했다.

박건형은 진실을 찾아가는 작가 유진 역을 맡아 극의 무게감을 더하는 동시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싱클레어 역의 배우들과 화려한 호흡을 자랑한다. 특히 박건형은 ‘인터뷰’를 두고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추정화 연출이 “뒷부분의 결말을 조금 바꿨다. 주제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첫 번째 공연까지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마지막 변론을 하고 싶다며 박건형 배우가 피력했다”고 말하자 이에 박건형은 “연출님과 작곡가, 김수로 제작자님을 너무나 괴롭혀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쉽지 않은 결정들을 해주신 것에 대해 제일 멋진 사람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진정한 아티스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계의 떠오르는 블루칩으로 주목받는 배우 고은성은 작가 지망생인 싱클레어 역으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정점을 노린다.

고은성은 “두 인격에 애착이 간다. 먼저, 지미에게 애착이 간다. 사실 공연을 하면서 비속어처럼 속 시원하게 내뱉기가 어려운데 무대 위에서 시원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인 것 같고 또 한 명은 제이크 말포이다. 정말 축구를 좋아했던 소년인데 감옥에 잡혀갔을 그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어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는 우디인 것 같다. 지미가 소리를 막 지르고 들어간다. 그러면 우디가 나와야 하는데 성대의 전환이 빨리 잘 안 된다. 아래 쪽의 공기를 쓰다가 아이 같은 목소리를 쓸 때 혼동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민영기, 강필석,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임병근, 임소윤, 김주연 등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뮤지컬 ‘인터뷰’는 대학로 TOM 1관에서 8월 20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