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드라마에 ‘막장’이 없다고? 정면 승부 선언한 ‘달콤한 원수’

기자 2017-06-09 16:16:12

 

사진=SBS제공

[메인뉴스 이예으느 기자] 잠에서 막 깨어난 시청자들의 눈을 브라운관으로 집중시키기 위해선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또한 가정 내 활동이 잦은 시간이기에 시청자들은 오롯이 한 곳에 자리해 TV를 향해 집중을 쏟아내지 않는다. 그렇기에 꼼꼼한 서사와 심도 깊은 전개 및 시청자를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들은 아침 편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일각의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이른 시간 방영하는 아침드라마들은 단순하고 자극적인 요소와 극적인 전개를 과감하게 삽입했고 반응은 폭발적인 기폭제가 되어 돌아왔다. 다양한 아침드라마들은 각종 논란과 비판을 면치 못했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에 있어서만큼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KBS2 ‘TV소설-그 여자의 바다’, MBC ‘훈장 오순남’과 경쟁을 붙게 될 ‘아임쏘리 강남구’ 후속 드라마 ‘달콤한 원수’는 “막장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히려 배우들은 막장 전개가 워낙 없어 걱정이 될 정도였다고.

SBS 아침 일일연속극 ‘달콤한 원수’는 거짓 세상에 맞짱 선언을 날린 ‘마장동 마녀 칼잡이’ 오달님(박은혜 분)의 통쾌한 인생 역전극이자, 철천지원수에서 달콤한 연인이 되는 오달님과 최선호(유건 분)의 반전 밀당 로맨스가 그려질 멜로드라마다. 1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박은혜와 3년 만에 돌아온 유건의 조합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끝없는 사랑’, ‘무사 백동수’, ‘타짜’ 등을 연출한 이현직 PD가 메가폰을 잡고 ‘미우나 고우나’, ‘백년의 신부’ 등을 집필한 백영숙 작가가 함께 호흡을 맞춰 웰메이드 드라마 방영을 노리고 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박은혜는 “대본을 보니까 아침드라마 같지가 않더라. 제가 아침드라마 막장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분홍립스틱’과 ‘두 여자의 방’을 해서 인지 이번 작품은 생각한 막장 흐름이 아니라 놀랐다”며 “시청률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그런데 너무 재밌더라. 아침 드라마라고 막장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 아침드라마라고 꼭 막장이어야 한다는 건 우리의 선입견이다”며 막장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달콤한 원수’의 설정은 여느 드라마가 지닌 일명 ‘막장’의 단골 요소가 다분했다. 여자 주인공인 오달님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고,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김호창 분)가 출세에 눈이 멀어 배신했으며, 유일한 가족인 엄마마저 의문의 사고로 실종된다.

또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역시 다소 자극적이었다. 주인공과 대립하는 서브 포지션 주인공인 홍세나(박태인 분)이 남자 주인공의 약혼녀를 죽이고 그 누명은 고스란히 여자 주인공 오달님에게 돌아간다. 뿐만 아니라, 서슴없이 뺨을 때리는 등 과격한 몸싸움을 이어가거나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들은 여전히 극성이 강하다. 마냥 착하기만 한 주인공의 설정 또한 앞서 방영됐던 ‘막장드라마’의 결과 유사하다.

이러한 지적에 박은혜는 “하이라이트 영상이라 자극적인 부분만 모아놓은 것이다. 설정들이 막장의 소재로 보일 수 있으나 전개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전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남자 주인공 유건 또한 “저희가 생각하는 아침드라마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캐릭터나 내용이 새로운 아침드라마라는 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며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이유가 없는 막장은 아닌 것 같다. 내용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소신껏 생각을 전했다.

흔히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었던 원색적인 ‘막장드라마’들과 달리 가족애 그리고 성장을 강조하며 그 안에서의 사랑을 풀어낼 것을 강조한 ‘달콤한 원수’의 출연진들.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와 서사들로 새 아침드라마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까. 12일 오전 8시 30분 첫 방송.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