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그 후'로 국내 관객 만나는 홍상수X김민희, 작품으로 정면 승부

기자 2017-06-12 17:54:37
사진=전원사 제공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자 21번 째 장편영화인 ‘그 후’가 7월 6일 국내 개봉일을 확정했다.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4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이 작품이 국내에 등장함으로써 또 한 번 문제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영화 ‘그 후’는 사장인 봉완(권해효 분)의 헤어진 여자를 찾아 회사로 찾아온 봉완의 처(조윤희 분)가 그 여자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아름(김민희 분)을 발견하고 오해한 뒤, 회사를 관두게 되는 아름의 이야기를 그린다.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홍 감독의 ‘그 후’는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12년 ‘다른 나라에서’ 이후 통산 4번째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특히 올해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함께 작업한 ‘클레어의 카메라’까지 초청되며 동시에 두 편의 장편영화가 함께 진출하는 이례적인 기록까지 세웠다.

뿐만 아니라, 홍 감독은 ‘강원도의 힘’ ‘오! 수정’ ‘하하하’가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북촌방향’은 대상까지 거머쥐기도. 이는 세계 영화계 속 홍 감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을 향한 현재 국내 여론은 세계적인 시선과 완전히 상반된다. 스캔들의 상대인 김민희와 두 번째로 작업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개봉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반응은 싸늘했다. 일각에서는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고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도덕적 관념을 무시할 수 없는 국내에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희는 배우로써 한 발 더 나아갔다.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은곰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연기 인생의 방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김민희를 향한 일부 관객들의 극찬 역시 치솟았다. 두 사람의 사생활 스캔들을 놓고 대중들의 비난 여론은 들끓었지만 그만큼 압도적인 연기 성장을 보인 김민희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과 함께 긍정적인 평가 역시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또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국내에서 누적관객수 5만6839명을 동원하며 심상치 않은 저력까지 보였다. 상업영화라면 터무니없는 기록이지만 저예산으로 다양성 영화를 제작하는 홍상수 감독에게는 상당히 높은 스코어다.

그의 최고 흥행작은 28만4872명을 기록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이며 김민희와 처음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가 8만666명을 기록한 바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스캔들의 여파로 흥행을 예감하기 어려웠으나 정작 홍 감독의 수많은 이전작들을 뛰어넘는 스코어를 찍으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앞서 연인임을 인정한 두 사람을 향한 냉소적인 눈길은 여전히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계 없는 연기를 증명하며 놀라움을 이끌어내고 있는 김민희와 연일 새 기록을 세우고 있는 홍상수 감독이 어떠한 새로운 평가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9009055@naver.com 이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