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이 재현하는 그 시절 희망 ‘택시운전사’

기자 2017-06-20 20:56:06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1980년, 뜨겁고 열망 가득했던 광주가 스크린에서 찬란하게 되살아난다.

20일 오전 서울시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 장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 등 자신의 선택과는 무관한 상황에 놓인 극과 극의 다른 인물들의 교감과 그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에 주목해온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훈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던 당시에는 아무래도 작품 소재가 광주를 다루다 보니까 위축됐던 부분이 있었다.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어떠한 어려움들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들도 하면서 준비했다. 지금은 시대적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다른 분위기에서 관객 분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송강호는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만큼의 큰 돈인 10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광주로 나서는 만섭 역을 맡았다. ‘변호인 ’사도‘ ’밀정‘ 등 역사 속의 실존 인물에 강렬한 연기력을 더해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 송강호가 다시 한 번 스크린 위에 생생함을 올려놓을 예정이다.

송강호는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 나쁜 부담감은 아니고 좋은 부담감인데 역사의 큰 부분을 감당하기에 제 자신, 송강호라는 배우의 자질이 과연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들이었다.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이야기가 제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고 점점 더 커졌다. 힘들겠지만 뜨거움과 열정, 열망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택시 기사이기 때문에 직업윤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큰, 상식적이고 해야만 하는 도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 도리에 대한 부분이 가장 아픈 역사의 기본적인 것이 상실되었기에 아픈 역사가 발생되지 않았나 싶다”고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극중 광주를 취재하러 온 독일 기자 역으로 분했다. 이날 토마스 크레취만은 해외 촬영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했으나 함께 작업한 배우들은 그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훈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을 향해 “출연하다고 하셔서 많이 놀랐다. 독일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토마스 크레취만이었다. 독일 에이전시에 전화했을 때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 배우라 아마 힘들 거라는 답이 왔다. 그래도 시나리오라도 보내보자 싶어서 번역해서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 설득하러 갔는데 배우가 작품에 대한 취지를 제대로 파악해서 설득이 아니라 그저 식사만 대접 받고 온 것 같다”고 덧붙여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극중 유해진은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이자 부상당한 시민들을 택시로 실어 나르던 중, 만섭과 피터를 만나는 정 많은 광주 택시운전사로 열연했다.

유해진은 “무겁지 만은 않은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어서 시나리오를 보고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에 초등학생이었는데 당시에는 큰 일 인지 몰랐다. 세월이 가면서 다시 있으면 안 될 일이라는 걸 알게 됐고 이번 작품을 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덧 충무로를 책임질 젊은 배우로 떠오른 류준열은 극중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게 꿈인 스물 두 살의 평범한 광주 대학생으로 분했다. 우연히 만난 만섭의 택시를 함께 타고 피터의 취재를 돕는다.

류준열은 “태어나기 이전이라는 시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있었다. 젊은 배우들이라면 송강호 선배님과 유해진 선배님과 작품을 하는 게 작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질문을 들으니 한창 촬영할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영어를 쓰는 인물로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광주에서 외국 한 번도 안 나가보고 책으로만 영어를 공부했던 학생인데 통역사 역할로 나온다. 팝송, 외국 영화로만 공부한 친구를 어떻게 잘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8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