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스크린 대결, 이병헌 vs 이제훈 vs 한채영

기자 2017-08-22 13:49:31

다가오는 9월,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코미디물과 묵직한 사극 등 장르 또한 다채롭다.

 


▲'남한산성'

엄청난 캐스팅이다. 충무로 대표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이 모였다.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고, 깊은 울림을 전하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광해' '관상' '사도' 등 사극의 흥행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어 후일을 도모하려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의 이병헌과 청과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의 김윤석이 빚어내는 팽팽한 연기 시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인조 역의 박해일, 서날쇠 역의 고수, 이시백 역의 박희순, 정명수 역의 조우진까지 완벽한 연기 앙상블이 스크린을 채울 전망이다.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는 강렬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로 독자들의 호평을 모은 바 있다. 생동감이 넘치던 활자가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될 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를 통해 실력을 인정 받은 황동혁 감독이 묵직하면서도 힘 있는 사극을 보여주기 위해 칼을 갈았다. 벌써부터 예비 관객들의 '필수 관람' 영화에 등극했다.


▲'아이 캔 스피크'

성별과 나이는 중요치 않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배우 이제훈과 나문희의 엄청난 조화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촬영을 함께 하며 정도 많이 들었다. 이제훈은 나문희를 '생애 최고의 여배우'로 꼽으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간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나문희, 이번엔 또 어떤 연기로 감동을 선사할지 궁금해진다.

'아이 캔 스피크'는 서로 완전히 다른 옥분과 민재가 민원에 이어 영어로 얽히며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문희가 연기하는 옥분은 민원 건수만 무려 8,000 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다. 이제훈이 맡은 민재는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 등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아이 캔 스피크'에서도 여과없이 발휘될 전망이다.

이제훈이 나문희의 연기에 감동한 것처럼 나문희 역시 젊은 배우 이제훈의 태도를 높이 샀다. 그는 "똑똑하고 배우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며 이제훈에 대한 애정 어린 칭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영어공부에도 매진했다. 민재는 원어민 수준의 언어를 구사하는 역할이기에 이제훈은 세밀하게 선생님의 체크를 받으며 영어 연기를 펼쳤다. 나문희 역시 영어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현석 감독에게 발음이 좋다고 칭찬 받아 행복했다며 해맑게 웃는 나문희에게서 그가 그려낼 옥분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이웃집 스타'

영화가 꼭 묵직한 메시지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관객이 즐겁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면 그 또한 값진 의미를 가진다. '아이 캔 스피크'가 추석 겨냥 코미디 영화라면, '이웃집 스타'는 시기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코믹물이다.

'이웃집 스타'는 톱스타 혜미와 그녀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소은의 한집인 듯 한집 아닌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코믹 모녀 스캔들이다. 한채영이 톱스타 혜미를, 진지희가 숨겨진 딸이자 악플러 소은을 연기한다.

어쩌다 이런 일이 발생했냐고? 바로 소은이 오매불망 짝사랑하는 아이돌 리더와 혜미가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 리더 갓지훈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아온 임슬옹이 연기한다.

한채영은 최근 '언니들의 슬램덩크2'를 통해 뜻밖의 허당 매력과 남다른 털털함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런 매력이 십분 드러나는 작품이 바로 '이웃집 스타'다. 극중 혜미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스타이지만, 알고 보면 허술한 구석이 넘쳐나는 해맑은 인물. 한채영은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와 몸개그까지 보여주며 역대급 변신을 시도한다.

딸 소은 역을 맡은 진지희와도 찰떡 케미를 발산한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14년 동안 다채로운 캐릭터로 연기력을 인정 받은 진지희는 이번에도 실망감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코믹 연기는 물론이고 특수한 상황에 놓인 역할의 섬세한 감정까지 짚어내며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