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거짓말'의 아이러니함...박기영, 처절하게 솔직한 자기고백

기자 2017-08-25 16:41:04

[메인뉴스 김소율 기자] 박기영이 신곡 ‘거짓말’을 통해 거짓말을 통해 진실을 바라보게 된 경험을 고백했다.

박기영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하나투어 브이홀에 박기영 사계 프로젝트 세 번째 싱글앨범 ‘거짓말’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거짓말’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은 레이지본 노진우가 함께 참석했으며, 진행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배순탁 작가가 맡았다.

박기영 사계 프로젝트 중 세 번째 곡인 ‘거짓말’은 박기영이 작년 10월 폭풍과도 같았던 자신의 내면을 기록해두었던 멜로디와 가사를 가다듬어 지난 4월 스튜디오 라이브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곡이다. 이후 새로운 곡 구성에 편곡과 코러스를 더해 이번 신곡으로 발표하게 됐다.

이날 박기영은 “인간과 인간이 꼭 관계를 맺어야 살아갈 수 있는데, 그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면서 “어느 시점이 되니 화산이 분출하듯이 뭔가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 것은 음악을 만드는 거여서 노래로 표현하게 됐다”고 곡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노래는 그런 곡들 중 가장 큰 염증과 후회, 깨달음, 이해를 느끼며 만든 곡이다. 그래서인지 박기영은 노래를 ‘토해내듯’ 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박기영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만들었다. 누군가와 싸웠을 때 거짓말이 탄로 나서 상처를 입으면 그 사람의 욕을 하지 않냐. 그렇게 화를 내다가 나의 모습을 발견한 거다. 사실 나도 그런 모습들이 있었던 거다”라면서 거짓말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경험을 털어놨다.

이어 “노래를 토해내듯이 하고 나면 공허함과 허무함이 남을 수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솔직함이다. 어떤 가면을 쓰거나 멋있어 보이거나 좋아보이게 하는 가사가 아닌, 안에 있는 것을 일차원적으로 꺼낸 것이다. 그래서 허심탄회하고 시원하기도 하다”고 곡의 감상을 밝혔다.

이 노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아닌 순수 아날로그 음악으로, 드럼과 베이스, 기타, 그랜드 피아노, 박기영의 보컬과 코러스로만 꽉 채워져 있어 더욱 풍부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드럼 녹음을 가장 음질이 좋은 매체인 오픈 릴 테이프를 통해 원테이크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박기영은 소리에 집중한 것에 대해 “인간 본연의 모습, 아날로그적인 색깔을 넣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고 악기들과 목소리로만 구성했다. 요즘 나오는 노래들을 보면 사각사각해서 귀에 자극을 주는 것 같다. 그런 면 때문에 어느 순간 인간적이고 따뜻한 소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곡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노래보다 코러스였다. 노래를 하고 있을 때 진솔하게 말하는 코러스가 받쳐주면서 에너지를 주는 작용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코러스만 60트랙이었다. 재미있고 뜻 깊은 작업이었다. 노래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본질을 받쳐준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공들인 노래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레이지본 멤버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진우가 연출을 맡았다.

박기영은 노진우를 섭외하게 된 배경에 대해 “뮤직비디오를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고민했다. 감독을 선정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뮤직비디오에 한이 있다. 19년 동안 활동하면서 마음에 쏙 들고 좋다 싶은 게 단 한 편도 없었다”면서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그러지 못할 상황들이 있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괜찮게 세팅이 된 것 같아서 열심히 노래의 느낌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싶었다. 그렇게 작품들을 몇 개 모았는데 그래놓고 보니 다 노진우 작품이었다”고 털어놨다.

노진우는 “노래의 본연을 헤치지 않고 가리지 않는, 노래가 더 잘 들리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노래를 들었을 때 말들과 음들이 진실되게 느껴졌기 때문에 노래를 방해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연출하며 중점을 둔 사항을 언급했다.

박기영 역시 “빛이 비추면서 내 얼굴에 명암이 깔리는데, 노래만을 위한 영상을 만들어준 거다. 노래가 가고자 하는 길을 방해하지 않았고, 솔직하게 말하려는 내면과 감춰왔던 내면 양면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노진우에게 처음부터 주문했던 게 남녀 주인공이 만나지 않게 해달라, 한 프레임에 걸리지 않게 해달라는 거였다.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지만,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장면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썼음을 밝혔다.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