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피' 100만 돌파, 논란과 반비례하는 흥행 법칙

기자 2017-08-29 16:10:52

 

[메인뉴스 이연주 기자] 영화 ‘브이아이피’가 빠른 속도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브이아이피’는 28일 일일관객수 7만764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101만8001명이다. 이는 ‘택시운전사’ ‘청년경찰’ 등 이미 여름 극장가를 휘어잡은 작품들 사이에서, 후발주자인 ‘브이아이피’가 다크호스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영화다.

잔인한 묘사가 이어지는 범죄액션영화인만큼 청소년관람불가라는 핸디캡을 피해갈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 개봉 이후 단 한차례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를 연출했던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장르 변주, 악인으로 파격적 변신에 성공한 이종석을 비롯해 장동건, 박희순, 김명민 등의 배우들의 앙상블이 훌륭하게 어우러지면서 공개 직후 호평을 받은 덕이다.

하지만 ‘브이아이피’는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범죄 묘사가 과하게 잔혹성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부터 극중 김광일(이종석 분)의 악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광일은 싸이코패스적인 인물로, 여성에게 참혹한 고문과 살인을 행하는 것을 즐긴다.

물론, 남성에게도 잔인한 면모를 띄긴 하지만 이는 영화 서사를 이어가기 위해 놓인 연출로 디테일한 묘사는 피해간다. 이러한 가운데 김광일이 여성 피해자들에게 가하는 행위들은, 단순히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들을 장치로만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혹평이 잇따랐다.

그뿐만 아니라 출연진 소개에서 여성들의 이름을 ‘여자 사체’로 표기한 것이 문제가 됐다. 비판이 쏟아지자 ‘여자’로 수정하긴 했으나, 이 역시 뭇매를 맞았다. ‘사체’가 아닌 ‘여자’로 수정함으로써, 대상이 ‘사체’가 아닌 ‘여자’임을 인정한 것으로 미루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바로 부정적인 평점으로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평점 테러”라고 표현했다.

결국 박훈정 감독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여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인정한다”며 “더욱 주의하고 신경쓰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으나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러한 설전 속에서 ‘브이아이피’의 꺾이지 않는 흥행세가 계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