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성 느와르 새로운 장 열 '미옥', 김혜수가 장르다

기자 2017-10-10 18:10:30

[메인뉴스 이연주 기자] 한국 영화계에 거센 화두를 던질 여성 느와르 영화 '미옥'이 출격을 알렸다.

10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영화 ‘미옥’ 제작보고회가 열려 이안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이 참석했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현정(김혜수 분)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상훈(이선균 분),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검사(이희준 분)까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등 다수의 영화 참여를 통해 실력을 갈고 닦은 신예 이안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첫 장편 영화의 연출로 여성 중심의 느와르를 선택한 이 감독의 결정은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이안규 감독은 “기존 영화를 보면 수도 없이 멋진 남자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팜므파탈이나 톰보이 같은 여성 인물들은 영화 안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며 “남자 장르로 표방되는 느와르를 여성으로 그리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고 멋진 여자 캐릭터를 보고 싶다는 단순한 출발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 쓰고 나니까 시나리오를 드릴 분이 없더라. 김혜수 선배님밖에 없더라”며 김혜수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미옥’의 얼굴이자 중심, 배우 김혜수는 데뷔 이래로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에 나섰다. 김혜수는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 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김혜수의 변신은 파격적인 은발의 헤어스타일. 이에 대해 김혜수는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은발 헤어스타일이 자연스레 오버랩이 되더라. 제가 여러 가지 자료를 보내드렸는데 감독님이 딱 바로 그걸 짚으시더라. 컬러 자체가 파격적이긴 하지만 이 역할을 특별하게 세팅하게 위한 장치라고 하기보다는 이 여자를 조금 더 위장하고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 김혜수 옆에서 이선균이 든든한 조력자로 나선다. 이선균은 나현정을 위해 밑바닥부터 올라와 조직의 해결사인 임상훈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장르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이런 역할이 저한테 많이 안 주어져서 들어올 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항상 당하고 억울하게 맞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제가 많이 때리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권력욕에 불타는 떠오르는 검사 최대식 역은 이희준이 책임진다. 최대식은 출세를 눈앞에 두고 나현정에게 덜미를 잡힌 인물로 끝없는 폭주를 벌인다. 그는 “너무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하게 되어 즐거웠다. 검사지만 검사와 조직폭력배는 직업상 검사가 더 선인데 여기서는 누가 좋고 나쁘고 말할 수 없는 역할이다”며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미옥’이 한국 영화계에서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마치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느와르 장르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그것만으로도 ‘미옥’이 한국 영화계를 향해 던질 화두는 거대하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실제 여성이자 배우로서의 현실은 다들 알지 않나. 한국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를 보더라도 여성이 독단적으로 극을 장악하는 콘텐츠들이 굉장히 적다. 이런 영화들이 가열차게 나와 주고, 이걸 시스템의 탓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조금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여성 느와르가 나왔다고 해서 이게 모든 남성 영화의 것을 뛰어 넘어야 존재 가치가 있다는 시각보다는, 이런 시도에서 조금 더 가능성을 발견하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소신을 밝혔다.

‘미옥’은 11월 9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