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연주 기자] 영화 '신과 함께'가 펼칠 드라마는 어떨까.
14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신과 함께’ 제작보고회가 열려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가 참석했다.
'신과 함께'는 오랜 시간 인기를 끌며 대형 팬덤을 만들어낸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로,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 세계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7번의 재판 과정 동안, 인간사에 개입하면 안 되는 저승차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특히 ‘신과 함께’가 등장과 함께 이목을 모은 건 여타 영화와 달리 이례적인 촬영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 이미 2편 개봉까지 확정된 ‘신과 함께’는 1편과 2편 촬영을 동시에 진행하며 무려 11개월 간 175회차를 이끌며 거대한 블록버스터로 거듭났다. 또한 주로 할리우드에서만 행해지던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국내 버전으로 영화화시켰기에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화 감독은 장편 웹툰을 120분의 영화로 압축시키게 된 것에 대해 “8권이라는 방대한 이야기고 이걸 2시간으로 압축한다는 건, 저도 열독자로서 흔쾌히 동의가 안됐다. 원동연 제작자에게도 ‘드라마로 해서 각각의 이야기를 분절시켜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을 드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굉장히 많은 시간동안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붙어서 원작과 동일하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시나리오가 나오고 나서 주호민 작가님께 보여드렸다. 영화로서의 ‘신과 함께’는 존중한다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내서 만들었다”며 “원작의 구도와 인물, 스토리 구조는 모두 같다. 웹툰이 갖는 속성은 연재물이기 때문에 다시 볼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영화는 관객들을 2시간 10분 안에 잘 전달해야한다. 그래서 원작에 있던 요소들이 아주 극대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작과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차태현이 맡은 회사원 자홍은 소방관으로 직업이 변경됐고 원작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진기한 역은 사라졌다. 대신 하정우가 분한 저승차사 강림 역의 역할로 함께 흡수됐다. 하지만 원작이 지닌 인물의 캐릭터성과 서사의 구조는 모두 같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극중 저승차사의 리더 강림 역의 하정우는 “세트에서 줄곧 촬영하느라 비타민 D가 부족하다” “1편과 2편을 함께 찍으니 경제적이고 배우들의 노화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마랗느 ㄴ등 시종일관 농담을 던지고 유머러스한 면모를 뽐냈지만 작품에 있어선 한없이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재미가 있는지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는 수많은 CG, 기술적인 성과, 판타지에 대한 배경 등이 있지만 그것들이 드라마를 앞서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정말 이 영화 안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를 밟고 있는 캐릭터들이 누구보다 더 인간적이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누구나 고민하는 것들이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드라마가 주는 힘이 엄청났던 것 같다. 시나리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티저 예고편이 나가고 나서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판타지 영화처럼 오해하는 부분들이 있으시다. 영화를 보시면 ‘정말 다를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이라기보다는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드라마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고 출연 계기까지 함께 밝혔다.
자홍 역의 차태현은 “제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를 찍고 있을 때 시간이 남아서 ‘신과 함께’ 웹툰이 있길래 봤다. 그 때는 하정우 씨가 나온다는 정보만 듣고 ‘이 영화가 그거구나’ 했다. 그걸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이게 어떻게 구현이 될지 궁금하더라. 제가 캐스팅될 거라고 예상도 못 했다”며 “ 다시 웹툰을 봤는데 또 한 번 놀랬다. 두 시간 안에 압축한다는 게 어려운데, 이 작품을 2편까지 만들어서 개봉을 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굉장히 다르게 각색이 됐다는 것도 좋게 생각했다. 정말 잘 하셨더라”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우정출연에서 무려 30회차까지 출연하게 된 염라대왕 역의 이정재는 장기 출연에 대한 비화까지 밝혀 폭소케 했다. 스태프들에게 ‘염라 언니’로 불린 이정재는 “제가 연기를 오래 하긴 한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역까지 하게 됐는지 생각이 들더라. 처음에는 감독님이 우정 출연 잠깐 해달라고 했는데 의상, 특수분장 등을 테스트 하러 나오라고 하는데 그것만 3일이 지나가더라. 대체 무슨 역할인가 해서 시나리오를 달라고 해서 읽었는데 2편까지 나오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덕춘 역의 김향기는 “저승차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가 있질 않나. 하지만 캐릭터들을 보면 그런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 같다. 무섭거나 위화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덕춘 같은 경우는 훨씬 감성적이고 감정 이입을 잘한다. 인간적인 면을 보이고 있는 게 오히려 색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포부로 똘똘 뭉친 ‘신과 함께’는 오는 12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