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와 2017년

기자 2017-12-01 13:05:26
사진=씨제이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대한민국 유일한 별명을 가진 남자가 있다. 그의 이력은 누구보다 화려하다. ‘박하사탕’부터 ‘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역도산’ 등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 앞에 서 있는 설경구에게 2017년은 설경구 연기 이력과 또다른 판도를 보여줬다.

설경구는 ‘꽃잎’(감독 장선우)으로 존재감을 처음 알렸으며 데뷔 3년 만에 ‘박하사탕’(감독 이창동)으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이후 ‘공공의 적’(감독 강우석)과 ‘오아시스’(감독 이창동) 이 두 작품으로 설경구는 연기실력을 완벽하게 입증해냈으며 이어 ‘실미도’(감독 강우석)으로 흥행 2연타를 성공하며 설경구 자체만으로 대한민국 영화의 또 다른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2017년, 5월 설경구라는 배우를 재조명하게 된 영화 ‘불한당 : 나쁜놈들의 세상’이 세상에 나왔다. 설경구는 한재호라는 조폭 역할을 맡으면서 눈빛, 손끝까지 아찔한 디테일 연기를 선보였다. 작품 중 한재호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공허한 인물이지만 경찰스파이 조현수 (임시완 분)을 만나 맹목적으로 빠져들어 결국 서로의 파멸을 불러들이게 된다.

‘불한당’에서 설경구는 지금까지 했던 어떤 캐릭터보다 더 마초적이고 잔인한 역할을 너끈히 소화해냈다. 또한 느와르라는 스타일리쉬한 장르 특성상 자기관리에 매진해야 했다. 설경구는 다른 매체에서 슈트 속 감춰진 근육질 몸매를 위해 오랜 시간 운동에 매진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재호라는 캐릭터는 젊은 연령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는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설경구의 또 다른 전성기는 다시 시작했다. ‘불한당’의 카리스마는 남김없이 버리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 역을 맡아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연쇄살인마의 부정을 열연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설경구의 꽉 차고 무거운 연기력은 호평을 받았다.

설경구의 매력은 특정 캐릭터에 매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솔한 연기력은 이미 대중들에게 입증되었다. 쉬지 않고 달려온 설경구는 지금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대중들 앞에 어떤 설경구로 나타날 것인가. 그 열정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