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의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진 가운데 연예인들의 정신 건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샤이니 종현의 유서가 19일 디어클라우드 나인의 SNS을 통해 공개됐다. 유서에서 종현의 생전 고민과 우울증을 일부 확인할 수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종현은 10년차 연예인이자 20대 청년으로서 무거운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종현은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난 오롯이 혼자였다"고 자신이 느꼈던 외로움의 무게를 솔직히 고백했다.
정신과 진료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종현은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며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라고 적었다.
유서를 통해 종현은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라며 여러 차례 직접적으로 중압감을 호소했다.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가 슬픔을 더한다.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돼 연예계에 입성한지 벌써 12년이 지났지만 종현은 아직 28세였다. 10대와 20대의 대부분을 연습생 또는 가수로서 치열한 연예계에서 생활했다. 샤이니가 여러 성과를 이룰 때마다 종현은 경쟁과 함께 사생활의 부재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종현은 자신의 음악을 찾는 팬들과 대중에게 위로를 전해왔다. '하루의 끝', '유앤아이(U&I)', '론리(Lonely)' 등 소품집 시리즈 앨범을 통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것. 하지만 끝내 노래만 남기고 우리의 곁을 떠난 종현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욱 슬프다.
이번 비보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많은 연예인, 특히 비교적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아이돌 가수는 정작 자신의 정신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 공황 장애를 고백하는 연예인,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아이돌가수의 사례가 적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
"힘내"라는 메시지도 조심스럽지만 이들이 중압감을 내려놓고 마음의 병을 예방 및 치유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 과정에 무분별한 악플이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 연예계 모두가 종현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여전히 의미 있는 음악들을 잊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