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미영에서 윤지호까지, 올해의 정소민

기자 2017-12-29 11:44:02


정소민이 올해의 로코퀸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SBS ‘나쁜 남자’에서 순애보가 복수감으로 변모해 김남길을 총으로 쏴버린 마지막 회의 주인공 홍모네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장난스런 키스'에서 귀여운 여고생 역할과 웹 드라마 ‘마음의 소리’에서 애봉이 역할로 코믹 연기까지 선보인 정소민은 올해 최고의 로맨스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KBS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어리바리한 변미영 역으로 이준과의 로맨스를 보였던 정소민은 '2017 KBS 연기대상 베스트커플 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계단에서 자주 넘어지고 덜렁거리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심지가 곧은 변미영을 시청자들이 사랑하게 되는 건 당연했다. 또한 학창시절에 뚱뚱한 외모로 괴롭힘 받던 과거에도 굴하지 않는 씩씩함과 악연으로 얽힌 김유주(이미도 역)마저 포용하는 따뜻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아버지가 이상해’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던 정소민은 단발머리 변미영에서 머리를 기르고 차분한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윤지호로 돌아왔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윤지호는 여태 정소민이 해왔던 캐릭터와는 차별성이 있었다. 다혈질이고 후회도 많이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보다 조금 더 차분하고 정제된 톤, 책을 자주 읽는 캐릭터답게 이성적인 판단과 신념이 뚜렷한 행동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았다. 공감을 자아내는 대사와 현실적인 사건들은 특히 젊은 층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좋아하는 마음을 쉽사리 밝히는 건 나이를 먹을수록 어렵다. 진솔한 감정을 드러내기에 주저하게 되는 걸림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남세희(이민기 분)을 좋아하게 됐지만 기대하지 않으려는 윤지호는 정소민 그 자체였다. 또한 작중 터널 내레이션으로 나지막하게 들리는 정소민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민기와의 호흡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에 다른 색깔을 가진 두 남자배우와 함께 하면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불구, 정소민은 ‘케미요정’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2017년 로코퀸으로 부상했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소민은 사람의 성장과 연기자의 성장이 맞물린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는 게 연기자로써 너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고 밝힌 정소민은 어느덧 서른을 앞두고 있다. 정소민의 성장을 응원하며 다음 작품에서 또 다른 인생캐릭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