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박원→장덕철, 역주행 부른 가요계 찌질의 역사

기자 2018-01-09 11:12:08
엠넷, 메이크어스, 리메즈 제공

가수 윤종신과 박원에 이어 장덕철이 구남친송의 역주행 계보를 이어 받았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장덕철의 '그날처럼'은 현재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 벅스, 엠넷, 소리바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라 있다. 새해 첫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 것. 장덕철은 2015년 발매곡 '그때, 우리로'에 이어 다시 한 번 역주행을 성공시키며 리스너들에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날처럼'이 품고 있는 아련한 옛 사랑에 대한 감성은 앞선 가요계에서도 꾸준히 사랑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윤종신의 '좋니'와 박원의 '올 오브 마이 라이프(all of my life)'가 있다. '좋니'와 '올 오브 마이 라이프' 역시 역주행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의 공감대를 저격한 바 있다.

윤종신은 '좋니'를 두고 "가요계 찌질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곡"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그리움에 울컥거리는 마음을 표현한 가사는 '구남친송'이라 불렸다. 윤종신은 특유의 각혈 창법으로 이런 감성을 한층 안타깝게 표현해 사랑 받았다.

박원의 '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실화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박원은 "당신의 공감보다 저의 고통을 택한 앨범"이라며 현실감을 강조했다. 특히 타이틀곡에서 박원은 "어디선가 이 노랠 듣게 된다면 네 이야기가 맞아"라고 직접적으로 전 연인을 언급하는 등 애잔한 마음으로 공감을 더했다.

장덕철이 만들고 부른 '그날처럼' 역시 이런 '예전 남자친구'들의 계보를 따랐다. 장덕철은 "좋은 사람 만나 사랑받고 너도 이젠 웃을 수 있길"이라는 인사를 전하면서도 "과분한 네 사랑 받을 사람 참 부러워"라고 미련을 남겼다.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 아름답던 우리"를 실감나게 한 것.

음악 방송이나 SNS 등 역주행이 시작된 계기는 서로 달랐지만, '좋니', '올 오브 마이 라이프', '그날처럼'은 모두 이별을 겪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후유증을 가장 솔직한 말들로 풀어냈다. 애절한 발라드의 선율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이런 감성과 분위기를 더 고조시켰다.

'좋니', '올 오브 마이 라이프', '그날처럼'의 솔직함은 역주행으로 이어졌고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이들의 선전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