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호산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카이스트 캐릭터를 완성한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박호산은 지난 주 종영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강철두, 일명 문래동 카이스트 역을 맡아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김제혁(박해수 분)이 수감된 서부교도소 2상6방의 철 없는 맏형으로 내내 웃음을 주다가, 후반부 퇴장 직전 보여준 예상 못한 부성애는 절절하게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인물의 이야기는 이감 이후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호산은 "우리 팀과는 MT와 포상휴가 이후로도 평생 연락하며 지낼 것 같다"며 "저를 카이스트로 많이 알아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극중 인물들이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관심을 배우들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가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혀가 짧다는 강렬한 카이스트의 특징은 박호산을 만나 생동감을 얻었다. 박호산은 "캐릭터를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한다. 다시 하라고 해도 그만큼은 못할 것 같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아들과 만날 때 혀가 긴 척 하려고 말투에 신경 썼는데 이런 디테일까지 시청자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소름 돋고 감사했다"고 전했다.
카이스트의 가정사가 후반부에 공개된 이유에 관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박호산은 "카이스트는 2상6방에서 가이드이자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역할을 했다. 넌지시 던지는 카이스트의 대사를 통해 각 인물의 사연이 하나씩 풀렸고, 커피를 타거나 비빔면을 만드는 등 좋은 손재주를 이용해 실제 재소자들의 리얼한 모습을 담았다. 담배를 들여오는 과정도 그 일환"이라며 "이런 역할에 충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호산은 "카이스트의 사연이 가장 마지막에 그려진 것도 같은 이유"라며 "사실 사연 직후에 이감이 나온다는 건 대본을 보고 알았다"고 숨은 비화를 밝혔다.
사연과 별개로 박호산이 해석한 전과 10범의 카이스트는 "나쁜 짓을 하는데 자기는 그걸 모르는 사람"이다. 박호산은 "10범이 3년 6개월 형을 받았다는 건 괘씸죄를 적용해봤자 잡범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책임감 없이 죄에 대해 무의식한데 이런 철 없는 모습이 극에 재밌게 담긴 것 같다. 그래서 개과천선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카이스트를 포함한 많은 인물이 현실적인 결말을 맞았고, 김제혁(박해수 분)은 프로야구 선수로 복귀하며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이에 박호산은 "초반 조주임(성동일 분)부터 마지막 염반장(주석태 분)까지, 모든 인물에게는 좋은 면, 좋아보이는 면, 악한 면이 공존했다. 그래서 주인공 김제혁이 더욱 빛났다. 김제혁은 유일하게 변함없는 선이었고, 시청자 분들에게 의지와 희망을 전해드릴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박호산에게 데뷔 21년 만에 만난 인생작이기도 하다. 박호산은 "이런 배우가 있다고 손 들어 알린 느낌이다. 배우 DB에 등록됐으니 앞으로도 하던대로 열심히 하겠다. 작품 자체도 너무 재밌어서 두고두고 볼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