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긴장감 없는 전개, 초반 강세 어디갔나…

기자 2018-02-06 17:14:01

‘흑기사’가 종영까지 2회를 앞두고 긴장감 없는 전개를 보이고 있다.

KBS2 ‘흑기사’는 문수호(김래원 분), 정해라(신세경 분), 샤론(서지혜 분)까지 이 세 인물들이 사건의 전개를 이끌며 첫 방송 이후 많은 화제성을 가졌다.
 
그러나 '흑기사'는 후반부로 갈수록 수호와 해라의 러브라인보다 그 외의 것들에 집중하며 이야기의 흐름이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샤론의 모호한 악행과 비중, 수호의 초능력 등이 사건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스토리상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악역 샤론이었다. 극 초반 차갑지만 빈틈 많은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샤론은 악녀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 로맨스 이야기 구조상 악역이 제 역을 함으로써 두 연인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흑기사' 속 샤론의 비중은 두 연인만큼이나 높지만 캐릭터 자체적으로 강력한 복수를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악역의 포커스는 박철민(김병옥 분)에게로 넘어가기까지 했다.
 
문수호와 정해라는 ‘흑기사’에서 평면적인 성격으로 단순하게 흘러간다. 두 캐릭터 둘 다 정의롭고 선한 면모를 보이며,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려고 노력한다.
 
이에 반해 샤론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누군가의 희생 정도는 개의치 않는다. 200년 전의 샤론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분이와 명소를 불태워죽일 정도로 악독했다. 분이의 얼굴을 지지고, 목소리를 잃게 했다. 시청자들은 샤론의 악행을 보며 분노하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곤 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일까. 샤론은 앙큼하고 얄미운 짓에만 그쳤다. 정해라로 변신한 후 하는 행동은 고작 수호 앞에서 술 취한 척, 침 뱉기 정도다. 또한 해라를 밖으로 보낸 뒤, 샤론은 수호를 유혹하려 했지만 수호의 철벽은 뚫지 못했다.
 
악역인 샤론이 더욱 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수호와 해라의 평탄한 이야기를 샤론이 헤집어줘야 ‘흑기사’는 활기를 띤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샤론은 그저 얄미운 정도에 그치며 시청자들의 답답함만을 자아냈다.
 
태초부터 사랑할 운명이었던 둘을 샤론이 막아서며 셋의 대립각이 확연해야 보는 재미가 증폭된다. 또한 깊은 갈등이 해결된 후에야 해피엔딩의 가치 역시 높아진다. 그러나 지금의 ‘흑기사’는 흐릿한 전개로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또한 샤론이 은장도로 수호를 찌르고 난 뒤. 수호에게 이상한 능력이 생겼다는 설정은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남은 2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갈등은 수호의 능력을 없애는 것 뿐이다. 다치지 않는 능력이 수호와 해라에게 어떤 위기감을 자아내는지 공감마저 결여되기도 했다.
 
불사의 몸 샤론과 백희는 점점 늙어가고 있다. 충분히 예상되는 결말이지만 샤론의 변덕이 다시 한 번 '흑기사'를 흥미진진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남아있다.
 
끝을 앞둔 ‘흑기사’에서 샤론이 어떤 악역으로 남을지, 또한 수호와 해라가 어떤 위기를 겪고 행복해질지 결말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