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 김남주, ’멜로 황제‘ 수식어 아깝지 않은 고혹한 배우

기자 2018-02-21 17:17:17

배우 김남주가 고혹한 캐릭터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김남주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내조의 여왕’ 등 사랑스러운 물결펌과 코랄빛 메이크업으로 각종 유행을 선도하며 언제나 파급력 넘치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늘 그래왔더 김남주가 이제는 JTBC 주말드라마 ‘미스티’의 멜로 황제로 거듭났다.
 
MBC ‘내조의 여왕’에서 김남주는 소박한 천지애 역을 맡으며 구질구질한 연기까지 감행, 그해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주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김남주에게 더이상의 인생 캐릭터는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김남주는 다시 한 번 변신했다. 다년간의 러블리한 이미지를 버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김남주는 '미스티'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으로 그간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였다. 김남주는 남편 지진희(강태욱 역)와 함께 어른들의 격정적인 멜로을 냉정과 열정으로 풀어냈다.
 
극 중 김남주는 앵커다운 차갑고 냉철한 면모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취조될 때마저 냉정한 모습을 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아우라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이었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를 누르기 위해 강렬한 원색의 옷을 갈아입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였다. 뉴스데스크에 앉아 김남주는 서늘하게 비수를 꽂았고 이를 이겨낼 악당은 없었다.
 
또한 김남주는 남자 선배들의 시기 어린 폭언에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서 당당히 턱을 들고 내려다보며 “선배면 선배답게 하라”며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보였던 목소리 톤과는 전혀 다른 묵직함으로 김남주의 한 마디 한마디에는 힘이 담겼다. 의도적인 성희롱과 시비에 김남주는 더 강하게 나갔다. 그의 당당한 복수에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김남주의 오피스룩이 매회 마다 이슈로 떠오를 정도로 원숙미를 보이는 김남주는 야망이 불타오르는 고혜란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김남주가 아닌 고혜란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고혜란 그 자체인 김남주는 극 중 상대하는 모든 이들을 압도했다.
 
어머니의 임종을 포기한 채, 성공을 향해 운전하는 김남주에게서 가슴 깊은 사무침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어디에서든 제 목소리를 내는 김남주를 보는 시청자들은 어느새 깊게 빠져들어 김남주를 응원했다.
 
그간 억척스러움의 대명사로 주부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남주는 이번 ‘미스티’로 모든 연령대를 사로잡으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으로 김남주는 ‘시청률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시청률 요정’은 김남주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지진희와 고준 사이에서 뜨거운 열연을 보인 김남주에게는 ‘멜로 황제’가 더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