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성범죄를 소재로 한 '나를 기억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나를 기억해'는 '도가니' '한공주' 를 표방하는 주제를 갖는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모방 범죄, 촉법소년까지 무거운 소재로 아우른다.
극의 흐름은 전반적으로 무겁다. 중간중간 김희원(국철 역) 특유의 재치로 잠깐의 숨을 쉴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소재의 특성상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는 전개가 대부분이다.
한서린(이유영 분)은 독립하려 하는 마음과 의존해야 하는 현실, 두 가지 양상과 마주한다.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기에, 현재의 갈등을 풀어가야 하는 힘은 너무나 약하다. 그렇기에 국철은 그가 쓰러지지 않게 등을 받쳐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성장하고 극복하는 캐릭터를 응원하게 되지만 한서린은 끝내 불안정한 상태로 행동하며, 보는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서린의 약점은 타인에 의해 벌어진 과거의 상처를 망각이라는 장치로 봉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봉합된 상처는 극복과는 거리가 멀어 다시 벌어진다.
한서린은 여전히 아파야했고, 제2의 한서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은 한서린이 판단을 서두르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그의 서두름이 극 전개와 개인의 상처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 역시 아쉽다.
극 중 한서린은 도덕을 가르치는데 때마침 학생들에게 '성악설'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청소년 범죄를 설명하기에 꽤 용이한 논리다. 관객들은 그들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며 여러가지 교훈을 전달받는다.
극의 엔딩은 단조롭고, 평이하다. 반전의 요소가 꽤 많은 이야기 형태에도 불구하고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다. 그럼에도 현실적이다. 분노에 찬 인물들의 과도한 권선징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확실한 장점이자 단점이다.
작품은 카타르시스와 거리가 멀다. 나쁜 이를 정확하게 처벌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결말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겠지만, 현실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이야기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이 간다. 실제 우리의 현실은 드라마틱하게 정의롭지도, 이상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보다 현실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보는 이들은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다.
그간 디지털 성범죄는 꾸준히 문제화됐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국내의 몰래카메라, 리벤지 포르노는 피해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면서도 마땅한 대응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나를 기억해'는 시사점을 던졌고 관객들은 바깥으로 눈을 돌려 현실로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