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女배우 가뭄…6월에는 나아질까

기자 2018-05-24 17:52:53


최근 국내 상영작 중 주체적인 여성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24일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 '독전', '버닝', '레슬러'는 일반적인 공통점이 있다. 세 작품 모두 남자 배우가 주연을 맡고 있다는 점과 여성을 보조적인 역할로 한정 짓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서 전종서라는 신예가 빛을 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중반부로 넘어가며 사라진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독전' 역시 지난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김성령을 내세우며 그를 위해 시나리오 대공사까지 감행했다고 이해영 감독이 직접 언급했지만 등장하는 장면은 극 초반 사건의 단초를 제공할 뿐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김성령의 화려한 패션 스타일을 위해 이해영 감독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힌 것치고는 싱겁고도 아쉬운 등장임이 틀림없다.

'레슬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성경 배우를 내세우면서 부자관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역할 그 이상을 부여하지 않는다. 후반부에는 전혀 모습을 볼 수조차 없다. 오히려 이성경과 유해진의 러브라인으로 화제성을 얻었을 뿐 이성경의 스크린 데뷔작 치고는 미약하다.

외화에서는 자매 이야기를 다룬 인도 영화 '당갈'만이 여자 배우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될 뿐, 최근 흥행 열풍을 자아내는 마블 영화 '데드풀2'와 '어벤져스3'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보조 역할 이상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최근 충무로에서는 여성이 사건을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가 드물다. 그런 가운데 24일 개봉한 '오목소녀'와 30일 개봉하는 '데자뷰', 6월 개봉하는 '여중생A'가 앞서의 영화들보다 조금 더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다.

'오목소녀'에서는 바둑 신동 이바둑(박세완 분)이 오목대회에 나가며 '잘 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바둑은 영삼(이지원 분)과 쌍삼(김정영 분)과 함께 스스로를 훈련시킨다.

또한 연이어 개봉하는 '데자뷰'에서는 매일 공포스러운 환각을 겪으며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확신하는 여자 지민(남규리 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릴러 영화다. 2008년 개봉한 '고死' 이후 오랜만에 장편영화로 복귀하게 된 남규리가 어떤 식으로 불완전한 인물 지민을 소화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어 '여중생A'는 희망도 꿈도 없는 여중생 미래(김환희 분)가 주변 친구들과 함께 교류해나가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 작품을 영화화해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을 높였다.

그간 꾸준히 충무로 내의 여배우 가뭄 지적은 이어져왔다. 느와르 영화의 유행의 여파 탓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이처럼 여자 배우들이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 관객을 사로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