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 엇갈리는 평가 속 화제성 1위

기자 2018-05-28 17:39:12

'미스 함무라비'가 엇갈린 평가와 함께 방영 2회 만에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판사들의 이상과 현실을 담아내며 법정드라마의 또 다른 노선을 타며 안방극장에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분)가 만나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다.

첫 방송부터 '미스 함무라비'는 '이상주의' 박차오름과 '원칙주의' 임바름의 의견 대립을 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간의 숱한 민사재판들로 이미 사건에 질려버린 임바른은 이상을 쫓기 바쁜 신입 판사 박차오름에게 "사건 하나하나가 모두 자기일 같냐"며 "재판은 기본적으로 남의 일이다. 거리 유지를 못하면 판사를 계속 할 수가 없다"고 질책했다.

임바름의 이러한 모습은 누군가의 시선, 특히 박차오름처럼 감정을 우선시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직업의 가치를 잊어버린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량과 현실을 직시했을 때 임바른의 입장이 맞다는 평이 잇따랐다.

이에 박차오름은 그런 질책과 비판에 반박하면서도 이내 과오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입의 패기로 저지르는 전형적인 실수와 편견을 여실히 담아낸 '미스 함무라비'는 판사 이야기임에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관심이 모이며 시청률 5.2%(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후 이상주의자 박차오름을 답답해하는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 현실과 이상에 서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연신 열정으로만 움직이려는 박차오름은 일명 '고구마'라는 별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나타났던 '민폐 여주'와는 다른 노선으로 신선하다는 칭찬들이 줄곧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연출도 호평을 받았다. 극 중 "국민의 혈세를 먹는 공무원들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지. 판사들 차 다 빼라 그래"라며 소리지르는 일반인의 모습이나, 그간 아무도 집중하지 않았던 실무관들의 현실을 담아내며 가슴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극 중 한세상(성동일 분)이 박차오름의 짧은 치마 길이를 지적하자 "맞다"며 온 몸을 덮는 이슬람 여성의 전통의상(니카브)을 입고 나타난다거나, 선배들의 발언에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하는 것들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덮을 만큼 '미스 함무라비'는 드라마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만화적인 전개와 작품만의 발랄한 재치는 분명 앞서의 비판보다 더 큰 재미요소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스 함무라비'는 그간의 법정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탔다. 권선징악을 향한 투철한 정의감, 액션, 희생보다 더 참신한 소재로 '미스 함무라비'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에 성공했다. '미스 함무라비'가 앞으로도 꾸준히 안방극장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