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후 변화를 왜 두려워하지 않을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이 말하는 심리론

기자 2022-09-23 01:51:39

[메인뉴스 홍진호 기자] 꾸준하게 환경이 오염되고 있고, 그에 따른 이상 기후 현상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고 또 누군가는 환경에 대한 특별한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환경은 우리가 모두 관심을 두고 지켜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환경오염으로 인한 재앙은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구가 멸망하는 것까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지만, 누군가는 위기를 모른 채 무분별하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으며 일부는 알면서도 환경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환경이 오염되고 그로 인한 피해 역시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왜 기후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일까?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심리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주는 김경일 교수가 이번엔 환경 보호와 인간 심리에 관한 부분을 전달, 환경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읽었다.

김경일 교수는 “실제로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거의 모든 데이터가 객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현재 지구에 켜진 빨간불을 언급했다. 무수히 많은 과학자부터 여러 캠페인을 통해 환경오염에 대한 위험을 알리고 있다는 것. 김경일 교수가 공유한 자료를 보면 지난 1912년, 무려 100년도 더 전부터 기사 등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김경일 교수는 “사실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지금도 경고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경고 속에서 왜 기후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김경일 교수는 “답은 간단하다. 그 답은 우리가 기후 변화를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심각성을 알고 있고, 지구가 오염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말 그대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무서워하지 않는 것인 셈이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 매년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람과 자신의 집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사망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많을 것 같은지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그는 더 많이 사망하는 쪽은 후자 쪽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총에 맞는 것을 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집에 고가의 보완 장비를 설치하고 집을 감시하고 경계한다.

이런 것은 바로 ‘우리의 느낌’을 틀리게 하는 인지적 편견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드물고 장엄한 위험을 훨씬 더 크게 느끼고 일상적으로, 하지만 빈번한 느낌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흔하고 친숙한 대상은 덜 위험하다고 느끼고 미지의 대상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위험하다고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생생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경일 교수는 기후 변화 위기를 심리학적 관점으로 분석, 기후 위기나 환경 운동은 객관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500년 후에 지구가 물에 잠길 테니 지금부터 조심하세요’라는 경고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인지심리학자로서 수많은 경고 문구 가운데 소망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경고에서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기후 캠페인의 프레임을, 워딩을, 메시지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tvN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