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미숙이네 하숙집’의 문이 열렸다. 시청자들이 하숙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만큼 매력적인 곳일까, 아니면 방 빼고 싶은 공간이 되어버릴까?
지난 14일 첫 방송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에서는 이미숙을 비롯해 박시연, 장신영, 이다해, 윤소이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박수홍과 이수근도 함께 모여 ‘가족’이라는 설정을 부여했다.
이날 방송에서 배우들은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이렇게 ‘하숙집 딸들’에 출연하기까지 고민했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밤낮없이 촬영하는 드라마보다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는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멤버들은 이미숙을 필두로 거침없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연예인의 자리에서 쉽게 꺼내놓을 수 없는 이혼이나 열애의 주제도 화두에 올랐다. 방송 전에도 이미 악플이 많이 달렸다면서 ‘셀프 디스’를 하기도 했다. 윤소이는 빨간 내복을 입는 벌칙까지 수행했다. 방송 중간 중간에는 멤버들이 온갖 게임을 하며 망가지는 모습을 예고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5.4%(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였다. 무난한 출발이었으나,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불타는 청춘’의 결방을 고려했을 때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불타는 청춘’이 정상적으로 방영됐을 때 어느 정도의 변화폭을 보일지가 당장에서는 관건이다.

베일을 벗은 ‘하숙집 딸들’은 ‘여성예능’이라기보다 ‘상황극이 부여된 예능’에 가까웠다. 멤버들은 ‘하숙집’이라는 설정 아래 각자 엄마와 딸, 동생, 고시생 등 역할을 정하고 스토리를 불어넣었다. 프로그램의 서브 타이틀도 ‘시츄에이션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을 봤을 때 방향성은 확고히 굳힌 듯 보인다.
프로그램 의도 면에서는 어느 정도 가닥은 잡혔으나 어수선한 감이 있었다. 방송은 배우의 틀을 깨는 지점을 가장 큰 웃음 포인트로 삼았다. 늘 화려한 모습만 보였던 배우들은 예상 밖의 발언과 행동을 통해 반전매력을 얻는다.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배우들만 모아놓고 예능을 꾸린다고 했을 때 당연하게 도출될 수 있는 결과다. 예능에 서툰 모습에서 나오는 웃음도 분명 있을 터다. 그렇지만 그 반전매력이 얼마큼의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분명 현장은 즐거워보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원래 알고 있던 사이들 같은 친근하나 대화들이 오고갔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이미 꽤 친해진 사이로 보일 정도였다. 다만, 시청자들도 그 즐거움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반응을 살펴보면, 배우들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으나 재미는 없다는 평이 상당수를 이룬다.
향후 전파를 탈 게임 장면들도 걱정이 된다. 이날 예고된 게임은 라임 먹기, 병뚜껑 날리기, 긴 젓가락으로 짜장면 먹기 등이다. 몇 년 전 ‘1박2일’에서 주로 사용했던 원초적인 게임들이다.

예능 걸음마를 떼고 있는 배우들을 위한 맞춤형 초급단계인 꼴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질려하고 선호하지 않는 구성인데, 멤버들은 재미있어한다. 자칫하면 ‘본인들만 좋은’ 예능이 되기 딱 좋은 모양새다.
방송에서 박수홍은 유일한 ‘외간 남자’로 캐릭터를 잡았다. 배우들에게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고, 제작발표회에서는 동생 역할을 하는 이수근은 가족이라며 “나는 썸을 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게스트들이 썸을 못 타게 막는 역할을 내가 한다”고 밝혔다.
물론 배우들의 대부분은 결혼이나 연애를 하고 있지만, 설정 상 예능형 러브라인을 넣고자 하는 의도다. 프로그램 설명에도 ‘게스트들은 팜므파탈 여주인과 네 딸의 농염한 매력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되어있다. ‘여자’배우들만 모아놓은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인 것이다.
실제로도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들의 직설적인 발언에 ‘여배우식 화법’ 등의 자막이 거듭해서 붙었다. 예능을 통해 ‘배우’의 틀을 깨겠다는 것인지, ‘여배우’라는 고정관념을 이용해 여성과 남성의 차이로 웃음을 내겠다는 것인지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여배우’라는 말은 여성차별이라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 표현이기에, 받아들이기 불편한 부분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같이 ‘여성예능’이라고 묶이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하숙집 딸들’이 ‘여성예능’이라고 홍보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성별의 차이를 건드린 만큼 리스크는 무시 못 한다.
‘예능을 다큐(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지 말자’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하숙집 딸들’은 웃긴 예능으로도, 배우의 틀을 깨는 다큐멘터리로도 ‘아직은’ 모호하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더 많다. 제 발로 걸어 들어가고 싶은 하숙집이 되어야 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