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신곡 음원 차트 1·2위 석권...라포엠 표 이지 리스닝 음악도 通했다!
2024-04-25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무엇이든,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은 멋이 없다. 노래도 그렇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강렬한 멜로디가 공존하는 음악이 힘을 발휘할 때도 있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와 기억에 남는 음악이 추억이 될 때도 혹은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 때도 있다.
객원보컬과 함께 노래를 발표하는 가수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자극적이지 않은 음악을 추구한다. 조미료가 없어 조금은 심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뭉근한 노래의 맛은 질리지 않고 그 여운이 길다. 더 나아가 지향하는 색깔의 일관성과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꾸준한 맛을 도출해낸다.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최근 신곡 ‘차가운 바람이 불면’을 공개했다. 어느덧 여섯 번째 싱글인 ‘차가운 바람이 불면’은 지난해 발표한 ‘너를 기억한다’ 이후 약 1년 만의 신곡이다. 지나가버린 시간과 추억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을 그렸다. 겨울의 끝자락에 세상의 빛을 봤지만, 사실 지난해 가을 탄생했다.
“초안은 지난해 여름쯤 만들어놨어요. 묵혀뒀다가 가을에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가을께 습작들을 살펴보다가 이 노래가 생각나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어요. 30~40분 만에 곡이 나왔죠. 즉흥적으로 나오는 감성이 더 좋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규칙이 있다기보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넣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차가운 바람이 불면’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젊은 날’이다. ‘젊은 날’은 지나간 기억이자 곧 추억이다.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이런 역설적인 감정에 집중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가사로는 ‘너무나 좋았던/그래서 아팠던/우리 젊은 날/시간이 흘러서 이제야 알았어/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이라는 구절을 꼽았다.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한탄도 후회도 불어넣지 않았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다. 추억은 추억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사실과 그 순간을 반추하는 행동 자체에 몰두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감정마저도 간직하는 거예요. 잊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떠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일이 있었지’하는 거죠. 우리가 사진앨범을 매일 꺼내보는 건 아닌 것처럼, 불현듯 떠올리는 게 추억 같아요.”
기억은 제 자리에 남는다. 그래서 얼마든지, 언제든지 떠올릴 수 있다. 추억이 가치를 발하는 순간이다. 다만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자연스럽게 기억이 풍화될 때도 있는데 이마저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노래는 ‘애써 널 지운 건 아니지만/어느 샌가 너와의 기억이 사라져가’라며 아련한 마음을 더듬는다.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노래의 끝을 간결하게 마무리 짓는 것으로 표현된다. 멜로디와 보컬이 딱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에 대해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공허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저는 건반을 치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동시에 가사를 붙이는데요. 편안한 감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떠올린 생각과 감정 그대로를 가져가요. 단어나 어법 등 디테일은 수정을 하지만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편지를 쓸 때 한 단어를 써도, 썼다 지웠다 고민하는 것처럼요. ‘맛있다’고 말하려고 해도 여러 가지 표현으로 풀어쓸 수 있고, 제 의도를 잘 전달해야 하니 고민하게 되죠.”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지난해 발표한 ‘너를 기억한다’를 시작으로, 자신의 감수성을 좀 더 널리 알리고자 생각했다. 특히 기획사 메이져세븐컴퍼니의 수장이기도 하기에, 소속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음악을 하고 자극을 받으려면 자신부터 원동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애드나인 프로젝트의 색깔을 정형화시키고 싶어요. 누가 부른지 모른 채 노래를 들어도 ‘이거 애드나인 프로젝트 음악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도록 뚜렷해지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제는 봄, 여름쯤에 나올 신곡을 준비하려고요. 최근 발라드를 쓰다 보니 우울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미디엄 템포의 곡을 쓰려고 해요. 그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여유도 좀 가지고 작업할 거예요.”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