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신곡 음원 차트 1·2위 석권...라포엠 표 이지 리스닝 음악도 通했다!
2024-04-25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노래와 미술은 모두 ‘예술’로 분류되는 항목이다. 그렇지만 대중가요와 아트는 엄연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다르지만 비슷한 두 장르가 만나면 감각의 폭죽이 터진다. 풍성함을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이 탄생할 때도 있다.
에프엑스(f(x)) 멤버 크리스탈과 글렌체크 김원준은 음악과 비주얼아트가 결합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지난 15일에는 신곡 ‘아이 돈트 워너 러브 유(I Don't Wanna Love You)’의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흑백의 뮤직비디오는 백색소음만이 들리는 공기를 품은 채 시작한다. 멍하니 서 있던 크리스탈은 벽 아래 작은 구멍을 통해 힘겹게 방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곤 미동 없이 가만히 서 있다. 이윽고 화면은 전환되고 노래가 시작된다. 뜨겁게 타오르는 불, 눈을 감고 있는 크리스탈,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모습들 사이로 ‘아이 돈트 워너 러브 유’라는 가사가 흘러나온다.
이 뮤직비디오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이라고 하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스토리라인이 없다. 다만,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비주얼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뿜는다. 그 속에서 반복되는 가사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상과 노래가 만나면서 감성이 더욱 뚜렷이 물들여진 것이다.

영상뿐만이 아니다. 크리스탈과 김준원은 화보집도 선보이는데, 발매에 앞서 전시회도 개최한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무대륙에서,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는 청담동 의류 편집매장 분더샵에 화보 컷들이 전시된다. 비주얼적인 요소와 함께 듣는 노래는 최대의 공감각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노래와 아트를 결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은 대표적인 뮤지션으로는 윤종신이 대표적이다. 윤종신은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아트 혹은 아티스트와 온·오프라인 콜라보레이션을 꾀했다.
윤종신은 2013년 앨범 커버 아트 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2014년 게임 ‘회색 도시’와 함께 인사아트센터에서 ‘월간 윤종신 전’을 선보였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을 테마로 노래를 만들었다.
2015년에는 신작 개봉 영화들, 그리고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전시와 콜라보레이션했다. 지난해 1월에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원과 서로 노래와 그림으로 주제를 표현해냈다.

이 외에도 ‘월간 윤종신’은 4년간 ‘카페 롭(LOB)’과 디지털 매거진을 통해 50여 명에 달하는 신진 작가를 소개하며 시각예술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의 감수성을 노래뿐만 아니라 그림, 사진, 책 등과 같은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힘썼으며, 그것들을 위한 물리적 공간까지 마련했다.
윤종신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를 세웠다. 자신의 음악적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확장시킨 선구자다. 소속사 미스틱엔테인먼트는 “앞으로 창작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열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가는 다른 창작자들과 ‘월간 윤종신’을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음악과 아트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은 꾸준했다. 최근 라이프앤타임은 화가 클림트 작품과 만났다. 이들은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S-팩토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클림트 인사이트 전’에서 리메이크곡 ‘러브 바이러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신화적인 분위기에 화려한 색채가 특징인 클림트의 작품은 무덤덤한 라이프앤타임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실험적인 음악과 다양한 시도를 추구하는 에프엑스는 일찌감치 아트필름을 내놨다. 에프엑스는 정규 2집 앨범 발매 전, 아트필름 ‘핑크 테이프’를 통해 앨범의 색깔과 콘셉트를 확실히 했다. 하이틴 로맨스 영화 같은 앨범의 분위기를 극대화했으며, 실험적이고 독특한 음악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