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가요] 음원차트 개혁에 움직이는 가요계 시계바늘

기자 2017-02-22 11:29:35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가요계의 시계바늘이 바뀔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음원차트 공정성을 위한 개편안이 시행됨에 따라, 가수들이 음원발매 시간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멜론, KT뮤직, CJ E&M, 벅스, 소리바다 등 국내 주요 음원 유통사는 27일부터 실시간차트의 변화를 적용한다.

음원 유통사들은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는 음원의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발매된 음원은 한 시간 후 바로 실시간 차트 순위에 집계된다. 이외 시간에 발매된 음원은 익일 오후 1시에 반영된다. 보통 자정과 정오에 음원이 발매되기 때문에, 범위에 포함된 정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0시 발매’ 풍토가 사라지는 셈이다.

자정은 틈새시장을 노리기 좋은 새벽시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돌 및 인기가수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던 시간대였다. 음원 유통사들이 개편에 나선 것도 일명 ‘0시 발매’가 줄세우기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벌써 변화는 시작됐다. 러블리즈는 오는 27일 정규 2집 앨범 ‘알 유 레디?(R U Ready?)’를 발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1일 “10개월만의 컴백인 음반 활동을 하루라도 빨리 러블리즈를 기다려주신 팬들과 함께 하고자 게릴라성으로 발매 일정을 수정하게 됐다”면서 오는 26일 오후 10시로 발매일을 변경했음을 밝혔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원차트 개혁안이 오는 27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러블리즈 새 앨범의 순위에 영향을 끼칠 것을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26일 오후 10시’는 바뀐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일시이기 때문에 실시간 차트에 즉각 반영될 수 있다.

러블리즈 이후 음원을 발매하는 가수들은 자정 대신, 정오 혹은 오후 6시 발매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대형 아이돌이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가수들은 오후 6시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오후 12시는 보통 회사나 학교 등에서 한창 외부활동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오후 6시는 퇴근길 혹은 하교길 시간으로 스트리밍을 하는 일이 많고, 이후 음악을 들을 만한 여유시간이 생긴다. 음원 사이트 이용자 연령층이 주로 10~30대 사이인 것을 봤을 때, 선택지 중 가장 효율적인 시간은 오후 6시다.

비투비는 다음달 6일 오후 6시 열 번째 미니앨범 ‘필름(feel'em)’ 발매를 예고했다. 저녁시간대 음원 발매를 알린 가수로는 처음이다. 곧 적용될 음원차트 개혁에 따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TS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TS엔터테인먼트 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음원 유통사에서 미리 소식을 전달 받아서 정오와 오후 6시 중 언제 앨범을 발매할지 고민했다. 비투비는 10대 팬들도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상황 등을 고려해서 오후 6시 발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투비 외에도 다음 달 컴백을 앞둔 아이돌 수는 꽤 된다. 현재까지는 태연, 구구단, 빅톤, 비에이피(B.A.P)가 정확한 날짜를 고지했지만, 곧 가요계 성수기임을 생각했을 때 앞으로 컴백가수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들 역시 기존보다 더 음원 발매 시점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연은 오는 28일 정오 정규 1집 앨범 ‘마이 보이스(My Voive)’를 들고 찾아온다. 구구단도 같은 날 정오 두 번째 미니앨범 ‘나르시스’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빅톤은 다음달 2일 새 미니앨범을 발매한다. 빅톤 소속사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음원 발매 시간에 대해 “원래 자정에 발매하려고 했는데, 개혁 방안의 영향으로 지금 논의 중에 있다. 아마도 오후에 발매하지 않을까 싶다. 정오보다 오후에 발매를 해야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듣기 더 수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컴백하는 비에이피는 다음달 7일 여섯 번째 싱글앨범 ‘로즈(Rose)’를 들고 나온다. 이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정오 음원 발매를 예상하고 있다. 비에이피는 해외 팬덤도 크기 때문에 국내외 팬들이 모두 음원을 잘 들을 수 있는 시간대와 이슈성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