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랑’, 도지한의 20대 담은 꽃청춘

기자 2017-02-22 11:45:52
사진=김현우 기자 / 디자인=정소정
사진=김현우 기자 / 디자인=정소정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담은 페이지가 있다면 시간이 흘러도 생기가 흘러넘칠 것 같다. 배우 도지한의 반짝이는 청춘은 드라마 ‘화랑’이라는 페이지에 담겼다.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은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극중 도지한은 본래 소탈하고 착한 성정을 지녔으나 박영실(김창완 분)의 양자가 되면서 냉철한 정치 기계의 삶을 강요받은 인물 반류를 연기했다.

가혹한 세상을 살아가던 와중 반류는 화랑과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합류하게 된 화랑이지만, 나중에는 반류의 인생을 뒤흔들어놓았다. 친구들 속에 섞여 있는 반류는 연애도 하고 권력과 집안을 떠나 청춘의 화사한 삶을 살았다. 반류, 그리고 도지한은 화랑 안에서 웃고 울며 성장했다.

 이하 도지한 일문일답.

◇ ‘화랑’ 촬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발리랑 일본 등 여행을 다녀왔다. 작품이 끝나면 꼭 한 군데씩이라도 여행을 가는 편이다. 발리에 갔을 때는 우연히 (박)서준이 형이 갔던 시기와 겹쳤다. 위치가 달라서 만나진 못하고 영상통화로 대화도 하고 그랬다.

◇ 사전제작 드라마라서 본방송을 보며 추억이 떠오를 것 같다.

지난해 3월 시작해서 9월에 촬영이 끝났다. 사극이다 보니 지방 촬영이 대부분인데,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머무르는 시간도 길었다. 촬영 당시에 덥기도 했는데, 우리끼리 장난치고 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렇고, 화랑들과 실제로 친해 보이는데.

모여 있으면 수다를 많이 떨었다. 게임 이야기도 하고 촬영할 때 서로 못 본 장면들이나 대본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모여 있으면 그릇이 깨진다. (웃음)

단체로 공연하는 신을 촬영할 때는 민호나 형식이, 태형이가 도와주기도 했다. 민호는 나서서 안무를 짜고 수정하는데 의견을 줬다. 샤워하는 장면을 찍고 나서는 왠지 더 친해진 기분이 들어서 같이 술 먹으러 갔다. 극중 나이가 어리다보니 더 철없는 모습도 보이고, 브로맨스로 잘 풀어져서 활기를 더한 것 같다.

 

 

◇ 사전제작 드라마라 연기를 수정할 수도 없는데, 모니터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모든 장면이 아쉽긴 했다. 다시 하면 더 잘할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다 찍은 상태이고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대본에 충실해서 잘 해줬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 기대보다 시청률이 저조한 편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끼리 공약 이야기도 했지만, 시청률이 좋지 않다고 해도 즐거웠던 추억들이 남아있으니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기대했던 것보다 시청률이 낮아도 충분히 의미 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 극중 ‘반포이’ ‘반블리’ 등 많은 별명을 얻었다.

‘반포이(극 중 이름 반류와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말포이를 합친 말)’라는 별명을 듣고 ‘어떻게 그렇게 짓지’ 생각했다. (웃음) 화랑 배우들과 다 친하다 보니 그런 말포이 같은 면들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만약 배우들끼리 사이가 안 좋았다면 그냥 나쁜 인물로만 보였을 수도 있다.

 

 

 

◇ 반류는 까칠해 보이지만 환경에 의한 것이고, 본성은 착하다. 그 매력이 언제쯤 드러났다고 생각하나.

혼자 있는 신들을 찍을 때 잘 드러난 것 같다. 또 극이 전개 될수록 화랑하고 붙어 있는데 그러면서 ‘마음은 착한 애구나’ 보여질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 본인이 생각하는 반류의 매력은?

늘 차가운 캐릭터가 아니고 사연이 있다 보니, 하나하나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무명(박서준 분)한테 화를 내도 화를 내고 싶어서 부리는 게 아니라 자라온 환경이 있다 보니 복합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그게 수연(이다인 분)과 있을 때 많이 풀어졌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어떻게 표현해야겠다’ 정해놓은 게 아니라 화랑들과 있을 때, 아버지와 있을 때, 수연이와 있을 때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 반류가 변화하는 입체적 인물이 된 계기는 화랑이라고 볼 수 있다. 반류에게 화랑은?

원래 화랑을 원치 않았고 아버지와도 갈등이 있었다. 그런데 화랑에 들어간 후,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무명(박서준 분)과 왕이라는 걸 숨기고 산 삼맥종(박형식 분) 등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화랑들을 보면서 스스로도 바뀌게 된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반류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왔다. 이후로 그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한 것 같다.

 

 

 

◇ 그렇다면 도지한에게 ‘화랑’은?

이렇게 또래 남자들끼리 모여 촬영한 적은 처음인데, 앞으로 일을 하면서 이렇게 20대의 좋은 시절을 담아낼 수 있는 경험은 없을 것 같다. 나중에 나의 20대를 떠올렸을 때 ‘화랑’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 ‘화랑’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내년이면 벌써 10년차 배우다. 부담되진 않는지.

부담감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근 10년 동안 배우생활 하면서 차곡차곡 잘 해왔으니 꼭 10년에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제일 오랜 공백기도 1년 정도다. 대표작 욕심은 모든 배우들이 있겠지만, 굳이 ‘N년차의 목표’로 삼고 싶지 않다. 열심히 잘 하다보면 언젠가는 어느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한결같이 해나가야 임팩트를 만났을 때 자신의 임팩트를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 올해 목표는.

늘 그렇듯이 올해도 좋은 작품 만나서 성실히 끝까지 하고 싶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일하려고 한다. 여력이 다할 때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 올해 연말쯤에는 ‘올해도 열심히 잘 해왔다. 그래도 한 발자국 더 나아갔구나’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