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웹툰과 드라마의 만남은 더욱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꼭 웹툰에서 드라마로 변모하지 않더라도, 영상 위에 그림이 덧입혀진 연출만으로도 신선함을 줄 수 있다. 웹툰의 그림은 정적이고 드라마의 영상은 동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두 요소가 만나면 오히려 시너지가 발생한다.
최근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와 거침없는 스토리, 흥미로운 전개 등 드라마 자체의 힘도 무시할 수 없지만, 드라마 엔딩마다 삽입되는 웹툰은 시청자들의 재미를 높인다.
‘김과장’은 웹툰작가 양경수(필명 그림왕양치기)와 협업을 했다. 양경수 작가는 웹툰 ‘잡다한컷’과 책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등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직장인의 애환을 독특한 발상으로 그려냈으며, 그에 따른 언어유희가 특징이다.
일러스트에는 ‘쉬어가면서 하게/쉬고 있는데 오셨잖아요’ ‘보고서가 개판이네?/개처럼 일만 시키니깐요’나 ‘경영자의 마인드로 열심히 일할 테니 경영자의 월급을 주세요’ ‘어차피 스쳐지나가는 월급, 냄새나 한 번 맡아보자꾸나’ 등 재미있지만 촌철살인인 멘트가 가득하다.

그림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웃음을 띠고 있다. 양 작가가 표현하는 웃음은 표정과 대사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김과장’이 그리는 직장 라이프도 일맥상통한다.
‘김과장’에서는 모두가 별 탈 없이 일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속내는 검다. 기업은 비리로 찌들어있으며, 부당한 대우가 만연하다. 심지어 직원이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해도 금세 잊혀진 채 회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간다.
양 작가의 그림과 ‘김과장’이 만나 발휘하는 시너지는 이 같은 이유 덕분이다. 웃음과 대사의 거리는 현실과 이상만큼 멀다. 위트 있게 현실을 꼬집는 맥락은 가벼운 듯하면서 가슴을 후벼 판다.
더 나아가 뜨끔한 일침에는 자조적인 말투로 체념하는 듯한 감정까지 느껴져 공감 가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여기에 드라마 속 김과장(남궁민 분) 특유의 너스레와 그림의 대사가 맞물려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김과장’ 엔딩에 삽입되는 그림은 어색함 없이 스며든다. 오히려 드라마의 여운과 웃음을 배가시키며 임팩트를 극대화한다.

머리에 피를 흘리는 김과장 모습과 함께 ‘엄마! 깍두기가 먹고 싶어서인지 깍두기 국물이 흘러요~ 하하하’라고 써진 멘트나, 오광숙(임화영 분) 그림 옆에 자리한 ‘꽈장니임~ 드뎌 나도 엔딩에 나왔어’처럼 디테일한 멘트 등이 인상적이다. 드라마 성격 및 분위기와 맞는 그림 한 컷이 얼마나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김과장’과 다른 방향으로 웹툰을 활용할 수도 있다. SBS ‘피고인’은 자사 PD노트를 통해 웹툰으로 그려낸 ‘피고인’ 몰아보기 편을 공개했다. 이 콘텐츠는 실사와 그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채 웹툰 형식을 띠고 있다.
‘김과장’이 웹툰을 드라마에 활용했다면, ‘피고인’은 드라마를 웹툰에 적용했다. 웹툰으로 그려낸 ‘피고인’은 한 눈에 줄거리를 파악하기 쉽다. 또한 미스터리한 사건이 얽혀있는 드라마의 줄거리는 조금씩 화면을 내리면서 긴장감을 선사하는 웹툰의 특징과 잘 맞아떨어진다.
두 드라마처럼 웹툰을 드라마에 응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무 곳이나 갖다 붙여서 될 일은 아니다. 드라마 내용과 웹툰의 성격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그림을 덧입힌다면, 2D와 3D의 묘미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