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방송] 가요계 살리는 ‘유스케’의 가치

기자 2017-02-24 14:16:31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범주를 뛰어넘는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심야시간에 방송되어 1%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유스케’)은 환경의 벽에 얽매이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구성과 색다른 시선이 담긴 방향성을 통해 ‘유스케’만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유스케’는 모든 가수들이 출연하고 싶어 하는 음악프로그램이다. 단 한 번뿐인 음악방송 활동을 ‘유스케’에 쏟는 가수들도 많다. 웃긴 에피소드를 늘어놓을 필요도 없고, 매번 똑같이 받는 질문을 받을 걱정도 없다. 그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하나둘씩 꺼내놓으면 된다. 덕분에 ‘유스케’에 출연하는 가수의 스펙트럼은 무궁무진한 것도 있다.

‘작사의 후예’ ‘수질검사 하러 왔어요’ ‘만지작(만약에 지금 당신이 작사가라면)’ ‘만지다(만약에 지금 이 노래가 다시 듣고 싶다면’ 등 코너는 음악프로그램의 단조로운 틀을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단순히 가수들의 무대만 보여주는 음악순위프로그램과는 다른 궤다.

그 연장선으로 ‘유스케’는 또 다른 시도를 한다. 다음달, ‘만지다’가 ‘이달의 가수’라는 코너명으로 부활한다. ‘만지다’는 4주간 함께할 초대가수를 선정한 뒤, 관객의 사연으로 신청 받은 노래를 초대가수가 불러주는 코너였다. 부활하는 ‘이달의 가수’ 코너 역시 똑같은 포맷이다. 다만, 유명 뮤지션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 발굴이 목적이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유스케’ 자체도 그렇지만, ‘이달의 가수’는 ‘유스케’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역할을 한껏 보여주는 코너다. 방송은 폭넓은 가수들을 섭외하며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그 어떤 편견과 제한은 없다.

2009년 첫 방송된 ‘유스케’는 8년째 다채로운 출연진을 구성하고 있다. 각기 다른 장르와 성격을 지닌 다양한 가수들이 ‘유스케’를 거쳐 ‘유스케’만의 무드를 입는다. 출연 순서가 다를지언정, 같은 회에 이렇게 다양한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음악프로그램은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에는 박진영·블락비·소심한오빠들, 김윤아·데프콘·샘김, 김연우·빈지노·마틸다, 에일리·소란·이세준·인피니트, 김건모·SG워너비·박원 등이 출연했다. 올해는 엄정화·강승원·성시경·정유미·헤이즈·헬로봉주르, 볼빨간사춘기·비·정기고·기리보이·김나영, 정은지·윤보미·비와이·노사연·백아연·케이윌·페퍼톤스·신화 등이 모습을 비췄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가수도 있는 반면, 조금은 생소한 이름도 있다. 이게 바로 ‘유스케’만의 능력이다.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 그 능력은 더욱 빛난다. 최근 유명가수로 자리 잡은 볼빨간사춘기 역시 사실상 ‘유스케’에서 무대를 꾸민 후 본격적으로 역주행을 이뤄냈다.

특히 ‘이달의 가수’가 숨은 실력자 발굴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름이 잘 알려진 인디뮤지션에서 더욱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종종 출연했던, 클럽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진짜’ 인디신까지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