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방송] ‘힘쎈여자 도봉순’ vs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의 변신

기자 2017-02-27 14:36:3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뽀블리’ 박보영의 사랑스러움은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박보영 그 자체임을 인정해야할 거 같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로코퀸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24일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이 첫 방송됐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 분)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다.

드라마는 처음부터 괴력을 발휘했다. 1회 시청률은 3.8%(닐슨 코리아, 전국유료방송기준)를 차지했으며, 2회 시청률은 5.7%를 기록했다. 단 1회 만에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회 시청률은 2014년 방송됐던 ‘밀회’의 최고 시청률 5.3%를 넘긴 수치다. ‘밀회’는 김희애와 유아인을 주연으로 한 대작이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벌써 이들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현재 JTBC의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는 9.2%의 위엄에 빛나는 ‘무자식 상팔자’다. 최근 JTBC 드라마가 1~3%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넘볼 수 없는 수치였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6%대에 가까운 성적을 낸 ‘힘쎈여자 도봉순’은 기록갱신의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드라마가 저력을 발휘한 데는 타이틀롤을 맡은 박보영의 힘이 컸다. 박보영은 자신을 로코퀸으로 만들어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과 비슷한 캐릭터일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오나귀’에서 귀신에 빙의된 나봉선과 ‘힘쎈여자 도봉순’의 도봉순은 어느 정도 닮은 모습이긴 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할 말은 다 하고 마는 성격, 어떤 상대에게도 밀리지 않는 당찬 모습, 그렇지만 결코 밉지 않은 사랑스러움을 갖춘 캐릭터는 배우 박보영의 대표 이미지로 굳어졌다.

박보영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겹치는 캐릭터를 향한 우려의 질문도 받았다. 이에 박보영은 “‘오나귀’와 ‘힘쎈여자 도봉순’이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나귀’ 때보다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봉순의 강점으로는 ‘사랑스러움’을 꼽았다. 나봉선과 비슷한 매력이긴 하지만, 박보영이 말하는 ‘힘쎈여자 도봉순’ 속 사랑스러움은 맥락이 조금 달랐다. 전파를 탄 드라마에서는 힘 센 여자의 고충, 부당함에 맞서는 정의감,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조신하고 여성스럽게 보이고 싶은 수줍음 등이 한데 어우러진 도봉순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한층 평범한 여성의 모습을 문득문득 느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귀신에 빙의된다는 설정의 ‘오나귀’나 초인적인 힘을 지녔다는 ‘힘쎈여자 도봉순’이나 모두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연기의 톤은 달라졌다.

귀신에 빙의된 나봉선은 그렇게 적극적일 수가 없다. 하이텐션을 유지하며 조금은 오버스러운 연기가 특징이었다. 도봉순 역시 안민혁에게 톡 쏘는 매력으로 다가가긴 하는데, 목소리 톤이나 야무진 말투 등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본래의 나봉선은 너무 소심하고 멘탈이 약해서 탈이다. 차분해 보이는 모습이 도봉순의 이면과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봉선의 조용함과 도봉순의 수줍음과는 다른 성격이다. 도봉순은 취업, 짝사랑 등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을 하면서도 발랄하다. 때로는 책임감 넘치는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로써 박보영은 자칫하면 고정된 이미지로 인한 캐릭터 고착을 겪을 수 있는 위험을 물리쳤다. 2회 만으로도 결이 다른 사랑스러움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분석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박보영은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사랑스러움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