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태연으로부터 나온 멜로디와 가사들이 한데 모여 일명 ‘태연 모음집’을 완성해냈다.
소녀시대와 솔로로서 개성을 분리해낸 태연은 최근 발매된 정규 1집 앨범 ‘마이 보이스(My Voice)’를 발매했다. ‘나의 목소리’라는 뜻의 앨범 명답게 일절 피처링 없이 그의 다양한 목소리만을 담았다. 온전한 보컬리스트로서 태연을 들려주는 결과물이다.
태연은 그간 ‘11:11’ ‘와이(Why)’ ‘아이(I)’ 등을 통해 굳건한 음원강자로 자리잡아왔다. 심지어 SM스테이션 발매곡 ‘레인(Rain)’, 광고 삽입곡 ‘제주도의 푸른 밤’ 등 프로젝트 곡마저 인기를 끌며 자신의 수록곡으로 소화했다.
이미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 태연이 다시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강조한 것은 그에게도, 듣는 이에게도 ‘정리’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여기저기 펼쳐두었던 자신의 노래들을 한 번 싹 훑고 내실을 다지는 셈이다.

‘마이 보이스’에는 타이틀곡 ‘파인(Fine)’을 비롯해 ‘커버 업(Cover Up)’ ‘날개’ ‘아이 갓 러브(I Got Love)’ ‘스윗 러브(Sweet Love)’ ‘수채화’ 등 총 13개 트랙이 수록됐다.
한 곡 한 곡 모두 타이틀 삼아도 될 만큼 특유의 색깔이 짙게 묻어난다. 부드럽고 힘 있는 목소리를 지닌 태연은 미디엄 템포의 팝 곡에 강하다. 팝스러운 분위기의 곡들은 그의 장점과 무드를 극대화시킨다. 또 앨범에 일관성을 주며 큰 줄기를 완성한다.
타이틀곡 ‘파인’은 어쿠스틱하면서 어스름한 멜로디에 태연의 청량한 보컬이 더해진 곡이다. 전매특허 스킬이 들어가 가장 ‘태연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후렴구 첫 소절인 ‘아임 낫 파인(I'm not fine)’ 이후 ‘아아아아’라고 길게 음을 늘어뜨리는 부분은 ‘아이’ ‘와이’의 후렴구와 비슷한 맥락을 유지한다.
그 가운데 트랙마다 색다른 요소들을 집어넣어 다채로움을 꾀했다. ‘커버 업’은 리드미컬한 건반으로 한층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아이 갓 러브’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돋보이는 어반 알앤비(R&B) 장르를 취하고 있다.

‘아임 오케이(I'm OK)’는 태연이 새롭게 시도하는 재즈풍의 곡이다. 아름다운 현악기 반주가 돋보이는 ‘웬 아이 워즈 영(When I Was Young)’ 역시 기존의 시원하고 다이내믹한 태연의 노래와 사뭇 다른 무드로,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이번 앨범에는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리메이크한 트랙도 수록됐다. 넬은 다른 가수에게 리메이크 트랙을 잘 허용하지 않는 편이다. ‘타임 랩스(Time Lapse)’는 김종완이 태연을 위해 작업한 곡으로, 평소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주는 두 사람의 시너지를 엿볼 수 있다.
태연은 ‘마이 보이스’를 들려줌으로써 단순한 음원강자의 수준에서 더 나아갔다. 이전 곡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자기복제’가 아닌, 태연만의 확고한 개성으로 승화시켰다. 자신의 목소리를 잘 알고 풍부하게 활용한 결과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