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가요] 한계 없는 비투비의 개화, 향기의 여운

기자 2017-03-09 15:39:04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비투비에게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012년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비투비는 2015년 타이틀곡 ‘괜찮아요’로 첫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데뷔 3년 7개월이 지나서야 ‘집으로 가는 길’로 케이블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후 비투비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발매된 ‘봄날의 기억’은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안겨줬다. 같은 해, 다시 댄스곡으로 돌아온 비투비는 ‘기도’로 각종 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보였다.

최근 발표한 신곡 ‘무비(movie)’는 발표 직후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발표 4일이 지난 현재(9일 오전 10시30분 기준)도 엠넷·네이버뮤직에서 4위, 벅스 5위, 멜론 6위, 지니뮤직 9위 등 상위권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투비의 선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본연의 모습을 보였을 때와 도전을 시도했을 때 모두 정상을 찍었다는 점이다. 비투비가 첫 음원차트, 케이블 및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곡은 모두 발라드 곡이었다. 그리고 최근, 가장 뜨거운 대중의 반응을 얻고 오래 차트에 머무르게 만들어준 곡은 댄스곡 ‘무비’다.

 

실제로 현재 멜론차트 50위권 안에는 ‘무비’(4위), ‘기도’(46위), ‘봄날의 기억’(47위)까지 각기 다른 장르의 세 곡의 타이틀곡이 올라있다.

이로써 비투비는 댄스곡을 비롯해 발라드 등 다양한 영역까지 실력을 확장할 수 있는 가수가 됐다. 데뷔 후 밝고 경쾌하거나(‘WOW’ ‘뛰뛰빵빵’ ‘넌 감동이야’) 분위기가 돋보이는 댄스곡(‘비밀’ ‘스릴러’)을 주로 불러왔던 비투비는 모두의 우려를 딛고 발라드(‘괜찮아요’ ‘집으로 가는 길’)를 연달아 발표했다. 봄 시즌송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달콤한 노래(’두 번째 고백‘ ’봄날의 기억‘)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다양한 댄스곡을 시도하며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기도’로는 기존보다 웅장해지고 성숙해진 남자의 모습이 담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무비’는 건반과 브라스 편곡 위주의 펑크 스타일 댄스곡으로, 비투비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장르와 사뭇 다르다.

놀라운 점은 이런 비투비의 스펙트럼이 본인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이다. 멤버들은 래퍼고 보컬이고 할 것 없이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아이돌 래퍼는 랩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 그룹이기도 하다.

 

작사 작곡 실력 또한 뛰어나다. 이민혁과 정일훈은 데뷔 타이틀곡부터 작사를 시도했다. 이후 두 사람을 비롯해 임현식은 계속해서 작곡까지 크레딧을 올렸다. 타이틀곡 ‘기도’가 담긴 앨범 ‘뉴 맨(NEW MEN)’부터는 멤버들의 참여가 대폭 강화됐다. 간간히 랩메이킹을 하던 프니엘도 모든 작사를 하기 시작했고, 다른 멤버들 역시 전곡 곡 작업에 참여했다. ‘무비’가 포함된 ‘필름(Feell'eM)’도 마찬가지다.

실력을 바탕으로 한 비투비는 스스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두터운 팬층은 있었지만 대중적으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들이 이제야 아쉬움을 떨치고 있다.

비록 봉오리가 맺히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지만, 스스로 만들어온 결실이기에 부끄럽지 않은 개화(開花)를 할 수 있었다. 비투비가 피운 꽃은 만발할 테고, 진한 향기의 여운은 널리 그리고 오래 퍼질 것이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