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상큼한 단발머리를 하고 모습을 드러낸 고아라는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찌뿌둥한 아침은 그의 밝은 기운에 금세 환해진 느낌이었다.
고아라는 유연한 배우이자 사람이자 여자였다. 대화 내내 유쾌한 에너지를 내뿜으면서도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애교 섞인 말투도 내뱉었다. 때로는 여유로우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이런 내공은 끊임없이 연기하고, 배우로서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다. 어느덧 28살이 된 고아라, 어린 나이에 데뷔한 그는 벌써 데뷔 15년차 배우다. 최근에는 회사를 옮기는 큰일까지 겪었다.
고아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반올림’을 시작으로 최근 종영한 작품 KBS2 ‘화랑’까지, 고아라는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커리어를 쌓아왔다. ‘화랑’은 고아라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이다. 퓨전 사극에 화랑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지만, 극중 고아라가 연기한 아로는 분명 극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실제 고아라 모습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이하는 고아라 일문일답. (인터뷰①에 이어서)
▲ 최근 이정재와 정우성이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 컴퍼니에 새 둥지를 틀었다.
누구나 그렇듯 배우로서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 어떤 작품이 하고 싶은지 고민을 해왔다. 앞서 중앙대 연극영화과 가면서부터 ‘나는 누군가 여긴 어디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증폭됐다. 그래서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빨리 졸업했는데, 그 시기에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됐다. 고민하던 중, 아티스트 컴퍼니에서 이야기를 해 만나게 됐다. 방향성과 갈망 측면에서 내 취지와 맞는 것 같아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잘 맞았나.
전체적으로 직원이나 매니저나 배우나 같이 많은 이야기를 한다. 나도 고민과 나의 부족한 점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선배들이 있던 것도 영향이 컸다. 이정재, 정우성 등 선배들이 현장에서 겪었던 일, 배우로서 살아가는 가치관 등 많은 걸 말씀해주셨다. 선배들의 필모그라피를 재미있게 봤던 것도 있다.
우연의 일치인데, 여자 배우들 중 90년생이 많아서 또래 친구들이 생겼다. 서로 작품 이야기도 하고 ‘뷰티템’을 공유하는 등 여자로서 수다와 고민도 많이 털어놓는다.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 어떤 것을 갈망하고,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영화도 많이 해보고 싶고, 드라마도 안 해본 장르가 많더라. 드라마 애청자로서, 좋은 영화를 보면 힐링되는 문화인으로서 하고 싶은 작품이나 방향들이 많다.
한편으로는 모르는 것도 많고 맞춰가야 할 것도 많다. 개인적으로 배우생활을 하면서 좀 더 폭을 넓히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의 회사에서 이 점을 털어놓고, 연기수업도 받고 있으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지점들을 마련하고 있다.
▲ 회사를 옮기며 미래에 대한 생각도 많았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내 주위 친구들 중 딸 둘 있는 친구도 있고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도 있고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 내 나이대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살아가는 방식이을 정립을 해야 하는 시기다. 연예 활동, 연애 활동 모두 생각해보는 시점이기도 하다.
작품 해오면서 늘 고민했지만 증폭되어 이 시점에 와서는 다시 정리하고 구축해야겠다고 느끼고 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지금과 앞으로 해 나가야할 것을 정리하느라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 이번 인터뷰 이미지에서도 성숙한 느낌이 많이 풍긴다.
한 이태원 카페에서 촬영했는데 재미있었다. 이번 인터뷰 사진이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고, 하고 싶었던 느낌들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다. 그 모습이 어떤 느낌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분위기나 무드인 거다. 작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 아무래도 ‘반올림’의 이미지가 커서, 성숙해져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을 듯하다.
‘반올림’을 뛰어 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 당시 많은 사랑을 주셨으니 그렇게 봐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 ‘반올림’이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모든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보시기 나름이겠지만 ‘뛰어 넘는다’는 말에 국한되어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찌됐든 봐주시는 방향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 넓은 스펙트럼을 위해 노력하는 게 있다면.
여행하면 좋은 것 같다. 일부러라도 하려고 한다. 이번에도 ‘화랑’ 끝나고 미국으로 여행 다녀왔는데 외국인들이 말도 걸고 자유로운 게 재미있었다. 여행에서 이런 자유를 느낄 수 있다.
평상시에도 아무래도 자유롭게 지낸다고 하지만 국한되어 있는 것 같다. 책보는 건 간접경험으로 하는데, 소통의 창구가 됐던 것 같다. 일본에서 살 때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책을 읽었는데, 생각도 넓어지는 것 같고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인체 해부학, 철학 책 등 다양한 장르를 읽는데 최근에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온 시집을 봤다. 소중하게 조금씩 읽고 있다. (웃음)
그게 아니면 노래방, 놀이공원, 볼링장 가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품, 특히 로맨스물을 계속 돌려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생활 속에서 찾는 다양함을 느껴보려고 하는 것 같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