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가요] 우연인 듯 운명 같은 만남, 명곡을 남기다

기자 2017-03-15 17:01:39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우연과 운명은 종이 한 장 차이, 털 끝 하나 차이라고 했던가. 가요계에서 의외의 만남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던 가수들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상하지 못했던 콜라보레이션은 뜻밖의 조합인 만큼 더욱 놀랄 만한 명곡을 만들어낸다. 의외성은 가수의 장르, 주로 활동하던 시대, 나이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양희은, 최백호, 황치열은 가요계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뛰어넘어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양희은은 2014년 10월부터 싱글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뜻밖의 후배 뮤지션을 만나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4년 10월 윤종신과 함께한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꽃병’(이적, 2014), ‘산책’(이상순, 2015), ‘엄마가 딸에게’(타이미, 2015), ‘슬픔 이젠 안녕’(아스트로비츠, 2015), ‘4월’(강승원, 2016), ‘요즘 어때? 위 러뷰 쏘’(김반장, 2016), ‘나무’(악동뮤지션, 2017)까지 총 여덟 번의 작업이 성사됐다.

양희은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5년 만에 가사를 썼다(‘슬픔 이젠 안녕’). 44년 만에 래퍼를 기용하고(‘엄마가 딸에게’), 레게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요즘 어때? 위 러뷰 쏘’)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나무’는 지금까지의 협업 가수 중 가장 어린 나이의 악동뮤지션과 작업하며 음악에 나이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백호 또한 나이에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배출해내는 가수다. 오히려 자신의 세월에서 나오는 연륜과 젊은 가수들이기에 품을 수 있는 느낌의 조화를 이뤄낸다. 그로부터 탄생한 결과물은 진정성과 설득력을 고루 갖췄다.

에코브릿지가 작사 작곡 편곡한 ‘부산에 가면’을 부른 최백호는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불혹’ 역시 에코브릿지와 함께 작업했다. 수록곡 ‘지나간다’는 어반자카파 조현아의 피처링이 삽입됐다. 최근 열린 단독 콘서트 중간에는 에코브릿지가 피아노 연주에 참여하기도 했다.

앞서 최백호는 아이유 정규 3집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수록곡 ‘아이야 나랑 걷자’ 피처링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아이유는 김창완, 양희은을 비롯해 윤상, 김현철 등 다양한 선배들과 작업을 해왔던 가수로, 최백호와도 위화감 없이 어울렸다.

 

 

 

 

 

 

 

긴 세월을 보낸 가수가 아니어도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은 가능하다. 황치열은 걸그룹과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 ‘폴, 인 걸(Fall, in girl)’을 진행 중이다. 굵은 목소리로 애절한 발라드에 최적화된 황치열이 통통 튀는 걸그룹과 만나 신선한 케미를 주고 있다.

황치열은 지난해 4월 그룹 여자친구 멤버 은하와 함께 ‘반딧불이’를 불렀고, 이후 같은 해 11월 마마무 솔라와 ‘꿀이 떨어져’를 발표했다. 올해에는 지난달 레드벨벳 슬기와 함께 ‘남녀의 온도차’를 공개했다.

요즘 남녀 듀엣곡의 추세는 ‘달콤함’이다. 듣기 편안하고 달달한 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황치열이 지금껏 발매한 프로젝트곡 역시 포근한 노래들로,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로맨틱한 남성보컬로서 입지도 굳힐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 외에도 파격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가수들은 많다. 특히 콜라보레이션 곡은 대게 싱글 형태로 발매되기 때문에 나이와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쉽다. 우연인 듯 운명 같은 만남 덕분에 가요시장은 풍부해지고 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