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컬렉션’, 문화재의 울타리를 허물다

기자 2017-03-22 14:59:1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문화재와 예능의 극적인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했다. 우리나라의 빛나는 보물들이 ‘천상의 컬렉션’을 통해 재미있게 재조명된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1 교양프로그램 ‘천상의 컬렉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영중 PD, 한상한 아나운서, 서경석, 김수로, 이현이, 공형진, 최여진 등이 참석했다.

앞서 ‘천상의 컬렉션’은 지난해 11월과 12월 파일럿 형식으로 총 2회 방송됐다. 당시 8%대 시청률을 기록해 올해 정규편성을 받게 됐다. 이번 편성은 시즌1으로, 총 14회 방송된다.

방송은 ‘강연은 고루한 설명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신개념 프리젠팅 쇼다. 매회 3명의 호스트가 출연해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에 담긴 이야기를 전한다. 매주 녹화 현장을 찾는 100명의 현장 평가단은 현장 투표를 통해 매주 ‘천상의 컬렉션’을 선정한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조영중 PD는 “저마다의 보물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의 보물을 자신의 인생의 마스터피스로 꼽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 심리적인 거리감 때문이 아닌가 싶어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프로그램 탄생 배경을 밝혔다.

아무래도 역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진을 섭외하는데 있어 고려될 부분도 많아 보인다. 조 PD는 섭외 기준에 대해 “말도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염려되는 부분들도 있었다”면서 “캐스팅이 쉽지는 않다.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있다기보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거나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은 모두 진정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방송에 임하고 있다. 조 PD는 “자료나 팩트만 주고, 생각이나 상상력은 철저히 호스트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원고 내용을 함께 고민하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살릴 수 있는 퍼포먼스를 꾸미며 직접 공감하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고 있다”고 출연진의 적극성을 설명했다.

 

 

 

 

 

 

조 PD의 말에 따르면 김수로는 문화재 관련 행사에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김수로는 “국민들에게 역사를 소개해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검색만 하고 아는 지식만 갖고 있는 것보다, 직접 가서 느껴보고 싶었다. 그것을 그대로 잘 살려 프레젠테이션을 해보고 싶었다”고 열의를 내비쳤다.

서경석은 “역사 없이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할 때 옛것, 보물의 이면을 전달하면서 희망과 꿈을 키워드리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 참여를 하게 됐다”면서 “연예인들이 많은 일을 하지만, 딱딱한 이야기를 거부감 없이 쉽게 전달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진지한 속내를 밝혔다.

아울러 서경석은 출연진으로서 어떤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 “보물에 대해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주어진 시간에 어떤 정보를 알려드릴까 고민을 하고, 사전회의를 3시간 넘게 한다”면서 “대본이 나오면 어떻게 재미있게 쉽게 설명할까, 내 노트북으로 원고를 수정한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조 PD는 “우리끼리 서경석을 담당 CP라고 부른다. 밤마다 전화해서 원고가 이게 뭐냐고 하며 계속 수정한다. (웃음) 본인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끝까지 물어본다”고 서경석의 열정을 대변했다.

방송은 재미있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다가서기 어려운 문화재에 대한 편견과 거리감을 없애고자 한다. MC인 한상헌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방송이) 방아쇠 역할을 담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여진은 “살면서 KBS1에 출연할 날이 있을까 싶었고 부담스러웠다. (웃음)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르는 것도 많아서 문화재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눈물도 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는 걸 느꼈다”면서 “시청자들이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현이는 “모델이라고 해서 트렌디한 명품을 빨리빨리 만나고 있는데 우리나라 보물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로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고, 남부럽지 않은 보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방송을 통해 반성한 점을 털어놨다.

공형진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은 기본적인 것 같다. 어디서 살아가든 자신의 뿌리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오래된 역사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국립박물관에는 몇 번이나 가봤으며,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서 지내오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가 딱딱하고 어려운 게 아니라 민족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매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독특한 점은 역사를 다루면서 비전문가인 연예인들의 강연으로 방송이 구성된다는 점이다. 조 PD는 ‘천상의 컬렉션’이 역사에 다가섬에 있어 높은 울타리를 없애고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주는데 집중했다.

조 PD는 “전문가가 있다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되어버린다. 자유롭게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아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구체적인 역사 정보가 필요할 때도 있어서 현장 녹화 때 패널 평가단 중 두 분 정도 전문가를 모셔서, 호스트가 말한 부분이 왜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준다”고 전했다.

‘천상의 컬렉션’은 오는 2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40분 전파를 탄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