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진화하는 ‘B.A.P 파티’, 밤새고 싶을 수밖에

기자 2017-03-27 09:25:01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이런 클럽이 있다면 밤새 놀고 싶을 것 같다. 파티의 호스트는 B.A.P. 이들은 신선하고도 각기 다른 무드와 흥을 발산하며 무대를 꽉 채웠다.

B.A.P는 지난 24일부터 26일 3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B.A.P 2017 월드 투어 ‘파티 베이비! - 서울 붐(Party baby! - SEOUL BOOM)’을 열고 팬들과 만났다.

이번 월드 투어의 콘셉트는 ‘파티’. 약 1500~17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은 클럽 분위기가 잘 살게 만들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T자 형태의 돌출무대도 만들어 보다 가까이 팬들과 호흡, 실제 파티장에서 B.A.P와 함께 노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공연 시작까지 꽤 남은 시각 공연장에 들어섰는데 이미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B.A.P는 아이돌 공연 사상 이례적으로 사전 무대를 준비해 콘셉트를 한껏 살렸다. 각각의 좌석에는 야광팔찌까지 놓여있었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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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리버스 프라임의 디제잉으로 미리 달궈진 분위기는 여섯 명의 멤버들이 등장하자 더욱 과열됐다. B.A.P는 ‘허리케인’ ‘배드맨(Badman)’ ‘노 머시(NO MERCY)’ ‘뱅x2(Bangx2)’ ‘댓츠 마이 잼(That's my jam)’ ‘두 왓 아이 필(Do What I Feel)’ ‘댄싱 인 더 레인(Dancing in the rain)’까지 쉴 새 없이 7곡을 소화했다.

EDM 사운드와 만난 아이돌 노래는 신선한 감흥을 선사했다. 멤버들은 각 잡힌 칼군무를 버리고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고 몸을 움직였다.

레이저와 스크린은 화려했고 전체적인 조명은 어두워 멤버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어두운 불빛 아래 멤버들의 실루엣으로부터 나오는 카리스마는 팬들을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꽤 많은 곡 수의 무대 동안 멤버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연출은 도전이다. B.A.P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돌 공연은 얼굴 보러 간다’는 편견을 깼다. 콘셉트를 확실하게 내세워 공연 자체로서의 퀄리티를 높였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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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멘트타임 역시 특별한 구성으로 꾸며졌다. 노래가 끝난 후 무대에는 간이 바와 의자가 등장했다. 멤버 영재는 바텐더로 변신, 술로 위장(?)한 각종 음료들을 멤버들에게 권하며 위트 있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특히 드레스코드를 맞춘 팬들을 무대 위로 올려 선물도 직접 전하는 특급 이벤트도 꾸며졌다.

이후 B.A.P는 ‘퍼마타(Fermata)’ ‘아이 게스 아이 니드 유(I Guess I Need You)’ ‘보디 앤 소울(Body & Soul)’ 등 감성적인 무대로 또 다른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스카이다이브(Skydive)’ ‘영, 와일드 앤 프리(Young, Wild&Free)’ ‘웨이크 미 업(Wake me up)’ 등 타이틀곡도 잇따랐다. B.A.P 특유의 이미지인 무겁고 어두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곡들은 디제잉과 만나 정신없이 뛰어 놀고 싶게 만들었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앙코르 무대는 앞선 무대들과 달리 한층 경쾌해졌다. 형형색색의 캐주얼 의상을 입고 등장한 멤버들은 ‘체크 온(Check On)’ ‘스파이’ ‘필 소 굿(Feel so good)’ ‘비 해피(Be happy)’ ‘카니발(CARNIVAL)’ 등을 불러 또 다른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무대는 EDM과 결합, B.A.P만의 묵직함, 반전되는 서정성,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밝고 유쾌한 모습까지 크게 네 가지 무드로 나뉘었다. B.A.P는 다양한 무대를 어수선하지 않게 잘 안배했으며, 멤버들의 솔로 퍼포먼스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결해 자연스러운 흐름을 선사했다.

첫 번째 멘트타임이 끝난 뒤 대현과 젤로는 각각 ‘섀도우(Shadow)’ ‘샤인(Shine)’으로 앞선 EDM 무대를 진정시켰다. 두 사람 이후 영재는 포근한 감성이 느껴지는 노래로, 영재에 이어진 무대의 종업은 좀 더 딥한 멜로디라인으로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껏 아이돌이 보여준 ‘파티’는 귀엽고 사랑스럽거나 제자리에서 점핑하며 즐기는 콘서트의 정의였다. B.A.P는 이 틀을 깨고 과감하게 EDM을 접목, 팬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냈다.

아울러 지루하지 않은 구성과 이를 견고하게 연결해놓은 짜임새는 공연이 끝난 뒤 허무함이 아닌 ‘재밌게 잘 놀았다’ 싶은 만족감이 들게 했다. 이렇게 총 세 번의 월드 투어를 거친 B.A.P는 새로운 시도와 몰입도 높은 퀄리티로 독보적인 공연형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