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예쁘게 포장된 이미지가 아니라 뜻밖의 모습이 가득한 자신을 그대로 바라봐주길 원하는 배우,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솔직함과 특유의 고집, 신중함. 그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김민석은 그래서 더 매력 있었다. 화려한 가면을 쓰고 답답해하는 대신, 차라리 말간 민낯을 택한 편 같았다. 그게 더 어울리기도 했다. 그의 말투와 표정에는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들여다 볼 줄 아는 대담함이 있었다.
◇ 김민석이 배역에 공감하기까지
김민석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성규 역으로 분했다. 성규는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쓴 박정우(지성 분)와 함께 감옥생활을 한 인물로, 자신의 동생을 살리기 위해 정우의 딸 박하연(신린아 분)을 납치했다. 하지만 성규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본디 심성이 착한 인물이었고, 결국 정우와 함께 힘을 합친다.
“자식을 다룬 드라마여서 그런지 30~50대 분들이 ‘피고인’을 많이 보셨더라고요.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죽일 놈’이라고 욕을 하셨어요. 그러다가 ‘그래도 너는 사람이 됐다’고 하시다가, 나중에는 ‘왜 성규가 죽냐’고 안타까워하셨어요. 단계별로 평판이 괜찮아졌어요. (웃음)”

김민석이 남긴 결정적인 장면은 6회였다. 극중 목을 매달려던 정우에게 성규는 “형이 왜 죽어요. 내가 했는데”라면서 자신이 하연을 납치했음을 밝힌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그늘진 표정으로 대사를 내뱉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심장을 관통했다.
“감독님과 지성 형은 엔딩이니까 섬뜩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공감했어요. 시청자들이 다음 회를 궁금해 하셔야 반전이 극대화되니까요. 그러면서도 제가 싸이코패스처럼 보일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말은 서늘하게 하되 생각은 그렇게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형이 안 죽었으면 좋겠는 게 진짜 마음이었거든요. 모니터를 해보니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져서 다행이었어요.”
사실 감옥을 배경으로 가족의 납치와 살인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인 만큼, 역할에 임하는 배우들의 고충도 컸다. 심지어 김민석은 유괴범을 연기했다. 그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비현실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접근법에는 진정성을 더했다.

“분석하기보다, 상황에 집중하고 진심으로 대본을 읽었어요. 연기적 접근으로는 ‘어느 정도의 죄책감일까’ 싶어 동네 유치원에 갔어요. 아이들이 하원하는 동안 부모님들이 유치원 입구만 계속 보더라고요. ‘저거구나’ 했죠. 제가 개를 키우고 있거든요. 반려견을 잃어버려도 사람이 미칠 것 같은데, 자기 자식이라면 더하겠구나 싶었어요”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공감한 김민석은 촬영 내내 지성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다고 한다. 특히 아역 신린아의 처연한 눈빛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역할에 스며들 수 있었다.
◇ “‘나한테 저런 얼굴이 있구나’ 느꼈죠.”
‘피고인’은 최고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태양의 후예’ ‘닥터스’에 이어 김민석의 세 번째 흥행작이었다.
“정말 좋은 작품들을 만난 것 같아요. 전 성규가 좋아서 한 건데, 6회 엔딩도 이렇게 큰 여파가 올 줄 몰랐어요. 이 신 하나로 포털 사이트가 난리가 나고... ‘닥터스 때 삭발했을 땐 그래도 머리를 밀었으니까 어느 정도 관심 받을 만 하다고 예상했거든요. 그래도 관심이 없었으면 너무 불쌍한 거고요. (웃음)”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시놉시스를 읽다가 잠이 오냐, 안 오냐’다. ‘피고인’은 평소 장르물에 관심 있던 김민석을 끌어당겼다. 감옥을 배경으로 죄수복을 입는 상황도 흥미 요인이었다.
흥행작만 고르는 것도 운이자 실력이지만, 그렇다고 흥행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극 초반부에는 밝은 모습의 성규가 비춰진다.
“누구나 그렇듯, 저에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다 있어요. 지금까지 보여준 게 밝은 면이라면 ‘피고인’에서는 어두운 면을 보여준 거죠. 편한 사람들하고 있을 때 하나둘씩 꺼내게 되는 감정, 그걸 보여주려고 해요. 저도 ‘피고인’을 하면서 ‘나한테 저런 얼굴이 있구나’ ‘화나고 속상하면 저런 얼굴이 나오는구나’ 느꼈어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