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소년24 유닛 블랙은 가요계의 블랙카드가 될 만한 루키다. 방송 서바이벌을 통해 추려진 소년24 멤버들 중 다시 한 번 선발된 8명의 멤버로 꾸려진 첫 번째 활동 팀이다. 그 주인공은 한현욱, 박도하, 유영두, 김용현, 정연태, 오진석, 김성현, 황인호까지 총 8명이다.
팀 이름은 블랙 색상이 주는 세련되고 압도적인 느낌처럼, 유닛 블랙도 카리스마 넘치는 콘셉트로 가요계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공연형 아이돌’로 육성된 이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걷는 희귀 그룹이다.
“공연을 약 130회 넘게 진행해서 꽤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아직 반년이 지났네요. (웃음)”(유영두)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특별한 날마다 스페셜 진행을 했어요. 단체 멤버가 등장하기도 하고, 로비를 저희가 직접 꾸미기도 하고, 저희만의 어워즈도 진행하고요. 연말에는 오후 10시 반 공연에서 카운트다운도 함께 했어요.”(황인호)
“전체적으로 비글 같은 면모도 있고, 저도 그런 날이 많은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 조용한 시간도 있어서 묵언수행을 하듯 말을 안 하던 날도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팬 분들이 제가 기분이 안 좋은 줄 아셨는데, 계속 공연을 거듭하다보니 또 다른 저의 모습임을 알아주셨어요.”(오진석)
이들은 공연과 함께 방송활동 등을 병행하게 된다. 약 반년 넘게 진행해온 공연으로 다져온 내공과 실력은 유닛 블랙만의 활동 노하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향사고가 꽤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당황하지 않고 분위기를 업 시켰어요.”(유영두)
“LED 문이 열리면서 멤버들이 등장하는 연출이 있었는데 문이 안 열려서, 오히려 더 들뜬 모습으로 다른 곳으로 뛰쳐나간 적도 있어요.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이런 작은 사고(?)들이 더 재미있어요.(웃음) 관객들도 저희들의 대처에 소름 돋아하시고 환호성을 질러주세요.”(오진석)
“외부 공연에서도 음향사고가 있었어요. 동요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데 전혀 다른 ‘도깨비’ OST가 나온 거예요. 순간 당황했고 스태프 분들도 ‘쟤네 어떡하지’ 충격에 빠지셨는데, 저희는 그냥 ‘더 큰 공연장에서 우리 공연 하는 거다’ 생각하고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췄어요. 아무래도 똑같은 세트리스트의 공연을 하다 보니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것들로 인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황인호)
국내에서만 100여 번을 훌쩍 뛰어 넘는 공연 횟수. 웬만한 그룹도 채우기 힘든 기록이다. 쉴 틈 없이 무대에 오르다보니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무기 또한 남다르다.
“신인 아이돌은 대게 회사에서 컨트롤을 하고 혼자만의 연습을 하다가 점점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매력을 찾아가는데, 저희는 관객과 직접 맞닿으면서 ‘나에게 이런 게 어울리는 구나’ 찾아가는 것 같아요.”(김성현)
“‘이 유닛일 때는 이런 성격인 줄 알았는데, 다른 유닛과 있으니 이런 면도 있네?’와 같은 팬들의 반응도 있어요. 만들어진 모습보다 원래 성격을 바탕으로 다른 멤버와 맞붙었을 때 각기 다른 케미가 나와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오진석)

“지금까지 한계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거 할 수 있을까. 이거 하면 나 쓰러질 것 같은데’ 생각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도 어느 순간 제가 그걸 해내고 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짧은 기간 안에 안무를 습득하고 노래를 외우고 바로 공연장에서 보여주고... 우리가 정말 많이 성장하긴 했구나 싶어요.”(황인호)
유닛 블랙이 포함된 소년24의 공연은 늘 전석매진을 기록해왔다. 그만큼 꾸준히 이들을 찾는 팬덤과 유대관계도 깊다. 유닛 블랙은 관객들이 특별한 날마다 해줬던 슬로건 이벤트와 전해주는 편지를 보며 힘을 낸다고 했다. 오진석은 “공연 위주 아이돌이기 때문에, 팬들이 없다면 더욱이 우리 무대도 있을 수가 없다”면서 고마움을 드러냈다.
‘유닛 블랙’이라는 팀 이름도 팬들의 공모전을 통해 지어졌다. 소년24는 유닛 화이트, 옐로우, 그린, 스카이 등 색상으로 유닛이름을 정해 공연을 펼치던 바, 유난히 색상명과 관련이 깊은 이들이었다.
“네 개의 색 유닛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데, 블랙은 공연에서 나오는 색깔과 또 다른 개념인 것 같아요.”(김용현) “이름을 처음 듣고 압도적이라고 생각했어요.”(유영두) “블랙도 멋있는데 왜 안쓰지 싶었는데, 이 날을 위해 아껴둔 거구나 싶어요.”(김성현) “카카오 98% 같은 이름이에요.(웃음)”(오진석)
“유닛 블랙이 흔히 들을 수 있는 이름은 아니지 않아요? 처음 들었을 때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했는데, 로고를 보고 마음에 들었어요. 독보적이고 유닛 블랙만의 색깔을 잘 옮겨놓은 것 같아요.”(황인호)

블랙에서는 ‘젠틀’이라는 수식어가 연상된다. 지금껏 꾸러기 같고 소년 이미지를 보여줬던 소년24이지만, 유닛 블랙은 ‘블랙’을 단 만큼 업그레이드됐다. 완전히 성숙한 모습보다는, 소년미에서 언뜻 언뜻 묻어나는 남자다움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겠다는 의도다.
앨범 재킷은 화사하고 밝은 이미지로 봄과 어울리는 콘셉트를 내세웠으며, 활동 곡 ‘뺏겠어’ 역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퓨처 사운드 기반의 뭄바톤 장르에 트로피컬 장르를 더해 가벼움도 더했다.
“연태 파트에서 손수레를 만드는 안무가 있어요.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짊어지겠다는 의미의 춤이에요. 또 중간 중간 눈을 가리거나 뒷걸음질 치는 안무가 있는데 사랑하는 여자가 상처 받는 모습을 보지 못하겠다는 복잡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김용현)
“기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계속 끌고 가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지 반전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E’ ‘라이징 스타’를 통해 보여드린 모습에서 밝은 느낌을 더 살렸어요.”(황인호)
유닛 블랙은 소년24의 첫 번째 활동 팀이라는 부담이 있을 법도 하고 설렘, 기대도 가득하다.
“그룹을 대표해서 나왔기 때문에 자부심이 있어요. 소년24라는 타이틀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또 음악방송뿐만 아니라 예능, 해외활동 등을 통해 팬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걱정도 되지만 이번 활동에서도 팬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김용현)

“공연 경험을 토대로 꿈꾸는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활동 팀이 본격적으로 그 시작을 여는 것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책임감이 남달라요.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서 더욱 멋진 소년24가 되고 싶어요.”(김성현)
“공연, 팬들의 피드백, 회사의 입장, 여기에 방송을 통한 대중의 반응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저희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아직 저희에게는 픽스된 틀이 없다보니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와 재미가 있을 거예요.”(황인호)
멤버들은 벌써부터 공연 베테랑이다. 해보고 싶은 연출과 구성도 벌써 생각해뒀다. 오진석은 작사든 작곡이든 안무든 직접 만든 결과물을 선보이고 싶고, 정연태는 뮤지컬 같이 다른 형태의 무대도 소망한다.
황인호는 라이브 세션으로 더욱 풍성한 무대를 만들고 싶어 했다. 즉흥으로 밴드와 호흡을 맞춰보고도 싶고 현장감과 분위기를 한층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부푼 기대가 이유였다. 욕심 많고 꿈 많은 유닛 블랙, 방송 활동이 종료된 후에는 더욱 노련해진 무대를 기대해볼 법도 하다.
“팬 분들이 저희 8명을 직접 뽑아주셨고, 소년24를 대표해 나왔으니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해왔으니 이정도는 하겠지’하는 기대도 있을 테고요. 공연형 아이돌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수가 목표인 저희인 만큼, 긴장하고 열심히 할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유영두)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