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자신의 이야기를 드라마화 한다면, 그 안에 담긴 진심의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 일이 KBS2 웹예능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에서 벌어진다.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은 걸그룹 멤버들이 드라마 작가와 함께 대본을 공동 집필한 뒤, 완성된 대본을 토대로 주인공이 되어 연기까지 펼치는 신개념 걸그룹 드라마다. 레드벨벳 슬기, 전소미, 마마무 문별, 러블리즈 수정, 오마이걸 유아, 소나무 디애나, 김소희까지 총 7명의 걸그룹 멤버가 합류했다.
이하 고국진 PD 일문일답.
Q. 기획 의도를 설명한다면.
아이돌이 자신의 스토리를 말할 수 있는 장은 토크쇼 정도뿐이다. 그마저도 물어보는 것에 답을 하는 과정이다. 아이돌이 연습생 시절부터 현재 활동하기까지 모든 스토리를 집약해 드라마로 보여준다면, 셀프캠이나 예능 같은 영상보다는 시청자도 좀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
요즘 대중음악의 흐름이 아이돌로 집중이 되어 있고, 해외팬들도 케이 팝(K-pop)을 떠올릴 때도 아이돌 음악을 생각한다. 이런 환경 속 아이돌은 화려하지만은 않다. 인기 있는 친구들은 빛을 발하지만, 아닌 그룹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을 보며 한번쯤 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웃긴 예능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Q. 그 중 걸그룹을 다룬 이유는.
걸그룹들은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의외로 끈기가 강한 경우가 많더라. 감정표현 등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았다. 또 보통 예능에서는 남자들이 많이 비춰지고 있는데, 걸그룹들도 보이그룹 못지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Q. 아이돌이 직접 대본집필부터 연기까지 한다. 어떻게 작업이 이루어지는가.
기본적으로 드라마 작가 두 분이 계신다. 두 분이 멤버들의 사전 인터뷰나 캐릭터 분석 등을 통해 아이돌 멤버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적화된 얼개를 짠다. 그러면 여기에 멤버들이 자신의 스토리와 경험, 감정 등을 바탕으로 지문부터 대사 등을 공동 집필한다. 대본을 완성하는 과정은 예능 형식으로 보여지고, 나중에 만들어진 드라마가 전파를 탄다.

Q. 멤버들의 참여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멤버들이 나름 작가 등단을 해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연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보다 비중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당초 작가와 함께 ‘아이돌의 이야기를 녹인 드라마’를 만들자고 제안을 한 거여서 아이들의 스토리가 담길 수밖에 없다. 이 기회를 통해 대중들도 잘 몰랐던 아이돌이 이번 기회로 조명을 다시 받지 않을까 싶다.
Q.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이 아닌 멤버들도 합류시킨 이유는.
다른 멤버들도 화제가 되기 전에는 똑같이 연습생 신분이었고, 데뷔 전 불안함을 가지고 있던 미성년자들이었다. 과정에서 결과에 이르기까지 감성과 ‘대한민국에서 걸그룹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와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웃음과 다큐멘터리, 어느 쪽에 가까울까.
장난치듯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진지하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재미를 포기하더라도 진정성이 담겨야 하지 않나 싶다. 재미적인 부분을 찾는다면, 또래 걸그룹 멤버들이 뭉친 만큼 그들만의 케미에서 나올 것 같다.
Q. 모두 작가 도전은 처음일 텐데, 감탄하거나 놀랐던 지점이 있다면.
사실 처음에는 크게 기대를 안했었다. 경험했던 것을 대본화 시키는 작업은 어렵다. 그런데 실제 작가들이 쓴 것처럼 고충, 고민 등 이야기가 진지하게 녹여져 있더라. 드라마 작가들은 걸그룹 생활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보다 와 닿는 대사가 많았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대본이 나와서 놀랐다.
또 촬영을 하면 할수록 너무나 기발하고 대본뿐만 아니라 영상까지도 영감을 주는 게 많더라. 멤버들이 이런 장면에서는 슬로우를 걸었으면, 이런 표정이 부각됐으면 등 출연자 개념이 아니라 같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고, 그래서 단편적인 면으로 끝나지 않겠다는 게 제작진들의 생각이다.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①] 화려한 걸그룹, 이면을 파헤치다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②] PD “기대 이상으로 만족...다들 진지하게 임해”(인터뷰)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