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2013년 동두천 록 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한 버스터즈는 2014년 Mnet ‘슈퍼스타K6’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승승장구’라고 할 수 있는 길을 걸었다.
버스터즈는 약 1년이 흐른 2015년 싱글 ‘스캔들’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에 나섰다. 여러 공연 및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으며 최근에는 세계저긴 메탈 록 밴드 에피카 내한 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바로 앨범도 내고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다녔어요. 운이 좋았죠. 우리 같은 장르는 홍대를 거쳐서 무대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저희는 다른 업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노대건)
그렇다고 해서 버스터즈가 온전히 운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다른 직종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만큼 남들보다 더 연습했고 많은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했다.
“관객이 아예 없는데 공연을 했던 적도 있어요.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다 넣어봤고요.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든 서겠다는 의지가 있었어요.”(노대건)
“오디션에 나간 이유는 대중화 때문이죠. 대중화라는 게 대중이 소비해야 이루어지는 건데, 그럴라면 어디든 노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록 밴드이니 홍대에만 있어야 해’ 그런 생각의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아요.”(안준용)
버스터즈가 록의 편견을 깨고자 하고 록의 일상화를 꿈꾸는 것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다. 록이 비주류 음악이라고 생각해 한계를 짓는 것은 무서운 선입견이 아닐까. 버스터즈는 닫힌 생각들을 열기 위해 계속해서 무대에 오른다.
“우리나라 음악 산업은 음악방송에 나오지 않으면 비주류라고 하는 구조에요. 그 비주류의 대표적인 게 록 장르이고요. 페스티벌에 오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밴드가 있는지, 이런 행사가 있는지 잘 몰라요. 저희가 말한 대중화라는 게 이런 경계를 허무는 거예요.”(안준용)
음악을 맘껏 즐기는 관객들을 보며 ‘존중 받는 느낌’이 든다는 버스터즈는 관객에 보답하기 위해 공연의 세트리스트에 정성을 쏟는다. 한정된 시간 안에 팀 색깔과 함께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음악을 하는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다.
“우리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음악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메인 곡이 아니더라도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넣을 때도 있고요. 페스티벌에서는 가사를 듣기보다 즐거운 분위기가 끊이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이 곡이 끝난 후 이 곡을 했을 때 분위기가 어떻게 이어질까’를 고민해요.”(안준용)

“이번 앨범에 곡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저희 곡이 많아야 각각 무대에 맞는 음악을 달리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사전에 어떤 아티스트들이 어떤 분위기를 즐겼는지도 찾아봐요. 몇 분짜리의 곡을 얼마나 할지부터 멘트 시간까지 다 계산해요.”(노대건)
모든 고민은 결국 ‘록의 대중화’로 귀결됐다. 이에 일종의 책임감 혹은 부담감이 들 것 같기도 해 멤버들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다들 “모든 밴드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깨가 무거워지더라도 록이 부흥할 수 있다면 괜찮아요. 비주류 음악이 주류가 된다 해도 어차피 또 다른 부담이 생길 테고,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 분들 역시 몇 년간 밤새면서 노력한 거잖아요. 이런 것들을 감당해야 하는 게 아티스트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안준용)
버스터즈의 본업인 수산업에서 시작돼 초심이자 팀을 상징하는 생선이 된 우럭은 이렇게 점점 넓은 바다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장하는 우럭은 우럭이지만 마냥 우럭의 모습에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멤버들에게 팀의 상징이 아닌, 버스터즈의 음악을 생선에 비유하면 무엇일지 물었다.
“이번 앨범은 우럭에서 더 나아가 고래이지 않나 싶어요. 조그만 우럭보다는 좀 더 먹는 양도 많고 활동하는 양도 많고 묵직하잖아요. 바다로 나왔으니 꿈도 크게 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안준용)
“닥터피쉬라고 생각해요. 모든 분들이 한 번씩 해보신 것처럼 대중화가 됐으면 좋겠고, 닥터피쉬처럼 피부에 와 닿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요. 또 닥터피쉬가 각질을 없애주듯 저희도 음악을 통해 필요 없는 요소들을 없애드리고 싶어요.”(노대건)
“저는 연어요. 광어나 우럭만큼이나 자주 보는 생선은 아니라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막상 접하면 부담스럽지 않잖아요.”(조환희)
멤버들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말을 하다가 “그런데 이거 비유하다보면 끝이 없지 않냐. 모든 생선에 다 끼워 맞추면 될 것 같다. 책상도 되고 의자도 되고 다 말할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해 한바탕 폭소를 자아냈다.
“저만의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이제 다시 밴드음악의 시대가 올 때도 됐다고 생각해요. 진짜 유행이 돌고 돈다면 록의 시대가 와야 한다고 느끼고, 저희는 물론 다른 밴드들과도 힘을 합쳐서 록을 친숙한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요.”(안준용)
“이번 앨범을 오래 준비한 만큼 갈 수 있는 무대에 다 오르고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이제 보여줄 때가 되지 않나 싶어요. 많이 참아왔어요!”(조환희)
“환희가 공연을 못하면 병이 나서 그래요. 하하하.”(안준용)
[인터뷰①] 버스터즈, 어항 탈출을 꿈꾸는 우럭
[인터뷰②] 록밴드 버스터즈의 시대가 오기를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